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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람들, ‘참모형’ 적고 대부분 ‘비서형’

등록 2013-04-19 19:41수정 2013-04-19 20:41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편 뒤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편 뒤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기 내각·비서진 인사 결산
국정철학 공유·의견제시보단
박대통령 지시사항 실행 충실
“쓴소리 싫어하는 탓” 풀이도
“대통령이 하시겠다고 하는 일에 비서진들이 뭐라고 토를 달 수가 있겠나.”

미래창조과학부의 소관 업무를 놓고 여야간 이견으로 정부조직법 처리가 난항을 겪던 지난달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것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없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그날, 청와대 관계자가 한 말이다. 참모들 사이에선 이런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게 좋을지를 두고 이견이 있었지만, 대통령의 뜻이 워낙 완강했던 탓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 담화라면, 그것도 취임 뒤 첫 담화라면 주제 선정은 물론 사소한 표현 하나까지 면밀하게 조율된 결과물이어야 하는데 정작 의견을 내야 할 참모들은 대통령의 뜻을 ‘실행’만 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52일만에 첫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마쳤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대통령의 ‘참모형’이기보다는 지시사항을 받아 적고 그대로 수행하는 ‘비서형’에 가깝다는 평이 많다. 특히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비서는 귀는 있지만 입이 없다”며 스스로의 역할을 비서로 규정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비서형을 나쁘다고만 할 순 없지만, 박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지거나 옳지 않은 언행을 하는데도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바른말’ 한마디를 못하는 건 국정을 어지럽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사 참사’만 해도, 박 대통령이 ‘수첩’에서 찍어준 사람일지라도 인사위원회에서 철저하게 검증한 뒤 ‘부적격’ 의견을 냈다면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으리라는 게 여권 내부의 정설이다. 윤진숙 장관을 놓고도 “임명하면 두고두고 대통령에게 부담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참모들이 적지 않았지만, 대통령에게 진언을 한 사람은 없었다.

새누리당에선 그 이유를 “학자나 관료 출신 참모들이 많아 정무적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여론과 호흡을 맞추는 ‘기술’을 가진 정치인들과 달리, 학자나 관료들은 대체로 융통성이 부족하고 상명하복에 익숙하기 때문에 비서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몇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죽을 고생을 해 박근혜 정권을 만들었는데, 자기 출세에만 관심 있는 관료들이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며 정권을 망치고 있다”고 한탄한다.

근본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쓴소리 하는 사람을 곁에 두려 하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지고 가야 할 참모들이라면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심 친박 인사였지만 박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다 거리가 생긴 유승민 의원이나 김무성 전 의원,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등이 그 근거로 거론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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