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10일 귀국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첫 정상외교를 위한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주미 한국문화원이 고용한 현지 여성 지원요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미국 경찰에 신고된 윤창중 대변인을 해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윤 대변인 해임 말고는 이번 성추문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 설명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남기 홍보수석을 통해 윤 대변인의 해임 사실을 밝혔다. 이 수석은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 경찰은 윤 대변인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 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돕기 위해 자신에게 배정된 여성 지원요원을 8일 새벽 5시에서 7시(현지시각) 사이 자신의 숙소인 워싱턴의 패어팩스 호텔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윤 대변인은 이 여성과 전날 밤 9시부터 이날 새벽 5시께까지 워싱턴의 윌러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술을 함께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만취한 윤 대변인은 숙소로 돌아온 뒤 이 여성을 자기 방으로 불렀는데, 당시 그는 옷을 걸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피해 여성이 이런 사실을 동료에게 알렸고, 이어 경찰에 “(윤 대변인이) 움켜잡았다(grabbed)”는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재미동포 자녀로 미국 시민권자다.
윤 대변인은 사건 직후인 8일 낮 혼자서 먼저 황급히 귀국했다. 워싱턴에 더 머물 경우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미국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변인의 귀국이 청와대의 종용에 따른 것인지, 그 자신의 결정이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윤 대변인 해임 사실을 알린 것 말고는 어떤 설명이나 자료, 사과 등도 내놓지 않았다.
조혜정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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