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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관련 10번 말할 때 ‘경제민주화’ 1번 말했다

등록 2013-06-03 21:12수정 2013-06-03 22:31

‘취임 100일간’ 27만여 글자…대통령 발언에 비친 ‘국정 무게추’

‘신뢰받는 정부’ 분야가 2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3위

개별단어 사용 1위는 ‘국민’
‘소통’은 43분의 1에 그쳐
창조경제 2068회, 신뢰받는 정부 1213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447회, 맞춤형 고용복지 365회, 민생경제 362회….

대통령의 말을 분석하면 ‘박근혜 정부 100일’이 보인다. <한겨레>가 3일 박 대통령이 취임식 이후 지난 100일 동안 쏟아낸 27만여자에 이르는 연설문, 축사, 담화, 각종 회의 지시사항을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0일 동안 내놓은 이른바 ‘깨알지시’가 새 정부의 4대 국정기조(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평화통일 기반구축)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14대 추진전략 가운데 특별히 어느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느냐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박 대통령은 지난 100일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창조경제’를 설명하는 데 가장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경제’는 현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첫째 항목인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한 추진전략의 하나로 제시된 항목이다. ‘창조경제’와 관련된 단어로는 ‘창조경제, 일자리, 과학기술, 창의, 아이티(IT)’ 등 88개를 분석했는데,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단어를 모두 2068차례 언급했다. 창조경제 관련 발언은 14대 추진전략에 대한 언급 가운데 무려 32%를 차지했다. 개념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거듭된 탓도 있지만, 박 대통령은 끊임없이 다양한 용어를 동원하며 창조경제를 독려한 셈이다.

반면,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부흥 국정기조의 또다른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언급은 창조경제에 견줘 10분의 1이 안 되는 206차례에 그쳤다. 경제민주화 관련 분야엔 ‘경제민주화, 상생, 지하경제, 소상공, 납품, 골목상권, 공생발전, 동반성장’ 등 단어(36개)를 포함해 분석했다. 단순히 ‘창조경제’(172)와 ‘경제민주화’(41)라는 두 단어의 사용 빈도만 비교해도 4배 이상 차이가 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 다음으로 강조한 추진전략은 ‘신뢰받는 정부’(1213. 정부, 공개, 공공, 공무원, 공직기강, 반부패, 법질서, 법치 등 30개 단어)였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부에 주는 신뢰가 곧 최고의 소통”이라고 할 정도로 정부의 신뢰를 강조해왔다.

세번째로 무게를 둔 추진전략은 평화통일이라는 국정기조 실현을 위한 전략으로 제시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디엠제트, 개성공단, 남북, 북한, 분단국가, 비무장, 비핵화, 신뢰 프로세스, 통일, 평화 등 14개 단어)였다. 하지만 ‘창조경제’나 ‘신뢰받는 정부’ 등에 비해 빈도가 많지 않았다.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가 악화된 탓인지 447차례 언급하는 데 그쳤다.

문화융성 분야는 4대 국정기조나 14개 추진전략 중에서도 가장 소외받는 분야였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취임사 등에서 문화융성을 강조하며 4대 국정기조에 이를 포함시켰지만, 정작 구체적인 추진전략으로 제시한 문화참여 확대, 문화·예술 진흥, 문화·산업 융화 등 세 가지와 관련된 언급은 14개 추진전략 중에서도 맨 끝 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홀대받았다.

한편, 국정기조나 추진전략과 상관없이 전체 단어의 빈도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국민’으로, 모두 825차례였다.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꾸고, 국민행복을 그 중심에 두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온 탓으로 보인다. 정부(593회), 창조경제(172회)가 뒤를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박 대통령이 평소 ‘총애’하는 단어들도 빈도수 상위를 기록했다. 특히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며 행정의 피드백과 실질적인 도움을 강조한 탓인지, ‘현장’은 모두 167차례나 언급돼 4위를 차지했다. ‘기업’(158), ‘일자리’(152), ‘투자’(145), ‘중소기업’(124) 등 경제 관련 단어가 많이 쓰였고, 박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온 ‘행복’(138)과 ‘신뢰’(114)도 많이 쓴 단어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소통’은 19차례밖에 쓰이지 않았다.

분석엔 한국어 내용분석 프로그램인 박한우 영남대 교수의 케이아르케이윅(KrKwic)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만8573개의 단어를 1차로 추출한 뒤, 조사와 어미를 분리하는 등 유의미한 명사만 뽑아내는 정제작업을 통해 407개 단어를 선정했다. 그 뒤 이를 4대 국정기조와 14대 추진전략, 기타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단어 등의 범주로 나눠 묶어 분석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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