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미-중 사이 ‘힘겨운 저울질’…일본과는 거리두기

등록 2013-10-07 19:41수정 2013-10-07 22:49

박 대통령, 동아시아 외교 행보

대중 공조 강화, 일본은 뒷전
아펙서 시진핑과 친분 과시
아베와는 별도 일정 안잡아
미·일 주도 TPP 참여도 유보

한미동맹이 안보 근간
정부 “미·중·일 외교 유동적
TPP 등 무작정 외면 힘들어”
일본서도 한일관계 개선 목소리
중국과 일본이 영토분쟁뿐 아니라 통상 분야에서까지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동아시아 외교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최근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를 통해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서자, 중국도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및 경제협력에 적극 반응하며 ‘한국 끌어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속한 우경화로 일본과 거리를 두고 있는 박 대통령으로선 대미, 대중 관계를 ‘저울질’하며 국익을 가늠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일단 ‘중국과 공조 강화, 일본과는 선 긋기’를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숙소인 아요디아 리조트 발리 그랜드볼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석달여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북한의 핵보유 반대, 추가 핵실험 반대” 등 이례적으로 강한 언급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진전 상황을 챙기는 등 양국의 공조 방안을 재확인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7~8일 이틀 동안 3차례 정도 공식 석상에서 조우만 할 뿐 회담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거리를 뒀다. 더구나 이번 아펙 회의에서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 적극 추진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의 협상에 참여를 선언할지 여부가 주목됐지만, 박 대통령은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유지했다. 티피피 협상 참여국과 일대일 형식의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제안하면서 유불리를 더 따져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정부는 티피피와 함께 미국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비율 인상과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등에 대해서도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이 바라는 방위비 증액과 엠디, 티피피에 적극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정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이런 미·중·일 외교 기조가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군사동맹은 지금껏 우리 안보를 유지해온 근간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티피피 같은 통상협정은 무작정 외면할 수만은 없는 국가 이익에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조정과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한-일 관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아사히신문>은 이날치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한국과 중국이 불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불신과 불만이 있을수록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직접 만나 말을 걸어보는 게 어떤가”라고 주문했다. 지난 3일 보수진영의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주장을 편 지 닷새 만이다. 이는 일본의 진보 진영도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된 책임을 아베 총리의 역사 발언보다 한국 정부의 무성의에서 찾기 시작했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이어 “일본과 접점을 끊으려는 이유를 찾는 것보다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문제 해결의 길을 찾는 게 현명한 이웃끼리의 사귐의 방식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발리/석진환 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