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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박근혜의 ‘침묵’과 닉슨 ‘거짓말’의 차이는?

등록 2013-10-23 18:35수정 2013-10-24 10:32

한겨레 온라인뉴스팀은 한겨레의 디지털뉴스를 책임지는 부서다. 가장 뜨거운 현안들에 대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 판단에 따라 한겨레 사이트에 걸리는 기사들의 중요도가 좌우된다. 누구나 알듯이, 지금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현안은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 대선 개입과 진상 은폐를 위한 검찰 수사 방해다. 그 리고 그 핵심은 부정 선거에 대한 국가 핵심 권력 기관들의 조직적 은폐다.

선거 개입과 부정의 정도는 진상이 충분히 드러난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최고 권력자가 국가 핵심 권력기관들의 중대 범죄 은폐를 묵인 또는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닉슨이 선거 부정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숨기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워터게이트 빌딩에 대한 불법도청이 대선 결과를 뒤엎을 정도의 범죄가 아니었음에도 닉슨이 사실상 쫓겨난 이유는 중대한 선거 범죄에 대한 조직적 은폐와 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짓말이었다. 적어도 지금 단계에선, 온라인 댓글이나 트위터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 대선 결과를 뒤엎을 정도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조직적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방해 공작과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닉슨의 거짓말만큼 탄핵받아 마땅하다.

국정원과 군의 대선 개입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소용돌이치고 있는 현 정국을 풀어나가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을 깨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는 지난 일이지만, 그 범죄에 대한 조직적 은폐는 현재진행형이다. 박 대통령의 침묵은 그가 지휘하고 있는 최고 권력기관인 국정원과 군의 조직적 은폐를 묵인, 방조하는 것이다. 이들 기관의 대선 개입은 그 ‘수혜자’인 대통령 본인이 직접 책임질 일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현재 진행중인 범죄인 조직적 은폐를 방치하는 것은 국민들이 당연히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그리고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선 불공정’과 권력기관들의 대선 개입을 통한 선거 부정을 ‘대선 불복’논란으로 바꿔치기해 정국의 프레임을 전복시키려는 조중동과 새누리당의 음모에 말려드는 것이다.

한겨레 사이트에 실린 이 ‘온라인 칼럼’을 읽은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에게 전화를 해, 이 칼럼에 대한 청와대의 견해를 표명하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도 청와대 견해의 반영을 요청해왔다. 기자는 이 글이 기사가 아니라 주관을 담은 칼럼이므로 글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기는 게 합당하다는 얘기를 했다.

다만, 김 대변인 말하고자 하는 바를 굳이 독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을 이유는 없기에 간단하게 붙인다. 요지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닉슨의 거짓말과 같은 차원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선 어떤 도움도 받은 적이 없고 모든 것은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는 것이다.

박중언 기자parkje@hani.co.kr

국정원 수사를 둘러싼 ‘배드가이’들 [한겨레캐스트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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