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무원상 및 국가시책 유공자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은 김기춘 비서실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한국갤럽 여론조사
3주새 11%p나 급락…첫 20%대
‘정윤회 의혹’ 이후 하락세 계속
불통 이미지·인사 잘못 등 원인
“외부요인 아닌 대통령에 대한 실망
국정운영 동력 사실상 꺾인 상황”
3주새 11%p나 급락…첫 20%대
‘정윤회 의혹’ 이후 하락세 계속
불통 이미지·인사 잘못 등 원인
“외부요인 아닌 대통령에 대한 실망
국정운영 동력 사실상 꺾인 상황”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취임 2돌(2월25일)을 맞기도 전에 지지율이 20%대로 폭삭 내려갔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지지율도 눈에 띄지만 추세를 살펴보면 더욱 심각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3주 연속 ‘최저치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월 첫째주 조사(8일)에서 40%를 기록하던 지지율이 3주 사이에 11%p 급락했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 역시 51%에서 63%로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첫째주 조사 때만 해도 긍정 평가 46%, 부정 평가 42%로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11월 말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2개월 사이에 17%p나 빠졌다.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이 아니라 추세적이고 경향적임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대형 참사 등 외부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순전히 내부의 리더십 요인에 의해 급락했다는 점도 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를 보면, ‘소통 미흡, 비공개, 투명성 부족’이 16%, ‘세제개편, 증세’가 각각 16%를 기록했다. 이어 ‘인사 잘못’ 14%, ‘공약 실천 미흡, 공약에 대한 입장이 바뀜’ 9% 등이었다. 박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을 했지만 ‘소통하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 기대엔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총리를 교체하면서도 김기춘 비서실장과 ‘청와대 3인방’은 유임시켜 인사에서도 부정적 효과만 낳고 말았다. 여기에 연말정산 파동이 더해지면서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임기 초반 인기를 누리던 대통령들도 임기 3년차에 접어들면 지지율이 하락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3년차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의 3년차 지지율과 비교해봐도 내용이 썩 좋지 않다. ‘집권 3년차 1분기 평균 지지율’을 보면, 김영삼 37%, 김대중 49%, 노무현 33%, 이명박 44%였다.
물론, 박 대통령이 집권 2돌을 계기로 국정운영의 방향을 크게 전환한다면 지지율이 반등할 수도 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은 그동안 쌓인 불만들이 잠복해 있다가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크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지도의 탄력성이 약화돼 사실상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꺾인 상황에 가깝다”고 짚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담당 이사는 “짧은 시간에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 없는데도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박 대통령의 인식과 능력에 대한 누적된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라며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국정운영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석규 기자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