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리차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을 만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가 미국 조야에 확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하스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교계 인사 중 유일하게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이라고 부르는 인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에게서 오는 29~30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만나게 될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깨알팁’을 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50분간 이뤄진 하스 회장과의 접견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와 우정을 돈독히 하고자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향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평화와 안전 확보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함께 추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스 회장도 “문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을 표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지 조언을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하스 회장은 “한국 현대사와 문 대통령의 개인사가 궤를 같이하는 부분을 설명해주면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것 같다”며 “미군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함께한 역사를 이야기하면 대화가 잘 풀릴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하스 회장은 “미국과 참전 동맹을 지켜온 게 한국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라”고 콕 찍어주기도 했다.
하스 회장은 전날 한국고등교육재단 초청 강연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고려하면 사드 배치를 늦추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북한 비핵화를 ‘비현실적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 접견에서 사드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하스 회장이 22일 중국에 가서 ‘사드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이 염려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는 기존의 자기주장을 하겠다는 간단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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