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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김대중 4차례 ‘국민과의 대화’, 노무현 ‘검사와의 대화’도

등록 2017-08-20 18:01수정 2017-08-20 22:35

정치BAR_역대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살펴보니
이명박, 전문가들과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박근혜, 국민과의 대화보다는 ‘대국민담화’ 선택
20일 밤 진행된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보고’처럼 국민을 초청해 방송으로 생중계하는 형식의 ‘국민과의 대화’는 역대 대통령들도 소통 방식으로 활용한 수단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 처음 등장했고, 국가부도 사태 위기에 정부를 인수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재임 기간까지 국민과의 대화를 수차례 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통 노력은 임기 초반 지나치게 ‘격식’이 없었던 ‘검사와의 대화’에서 보듯 부작용을 우려할 정도로 잦았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국민과의 대화는 일방통행식으로 흘렀다. 1987년 민주화 이전 군 출신 대통령 시절엔, 대국민담화가 주를 이뤘고 현장 순시가 국민과의 대화로 포장되기도 했다.

2005년 8월25일 노무현 대통령이 KBS특집토론회 ‘국민과의 대화 - 참여정부 반환점,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패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5년 8월25일 노무현 대통령이 KBS특집토론회 ‘국민과의 대화 - 참여정부 반환점,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패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첫 국민과의 대화는 1990년 6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6·29 선언’ 3주년 대화였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각계인사 120명을 초청해 12명과 대화를 나눴다. 야권은 잘 짜여진 각본의 ‘노태우 원맨쇼’라는 평가를 내렸으나, 친정부 성격이 강한 한 신문은 사설에서 “직접민주주의의 귀중한 체험”이라고 썼다. 성과가 신통치 않았던 탓인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말았고, 김영삼 정부에서는 신년 기자회견 외에는 이렇다할 국민과의 직접 소통 노력은 없었다.

국민과의 대화 형식은 김대중 정부 때 본격화됐다. 구제금융 사태로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고 정리해고로 고통받는 국민이 늘었던 때라, 국난을 극복하려면 국민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했다. 당선자가 직접 나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과감한 소통을 시도한 것이 국민과의 대화였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1월부터 2001년 3월까지 네 차례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첫 국민과의 대화를 했던 1998년 1월18일 당시엔 서울 지역 시청률이 53.3%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당시 국민과의 대화를 지켜봤던 40대의 한 대구 시민은 올초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도 급진적이지 않고 햇볕정책도 설득력이 있었다. 특히 대통령의 경제지식도 탁월했다. 그동안 들은 얘기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다르게 생각해봐야겠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느 정도 연출이 불가피한 국민과의 대화를 자주 열지는 않았지만 취임 첫해 기자회견을 11차례 할 정도로 격의 없는 토론식 소통을 즐겼다. 사전 시나리오 없는 기자회견의 원조도 노 전 대통령이다. 그는 취임 초기 ‘검사와의 대화’처럼 필요할 경우엔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고,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일본을 방문해서는 ‘일본 국민과의 대화’도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에 예고없이 찾아와 국정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을 즐긴 일화도 유명하다.

2008년 9월9일 밤 KBS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8년 9월9일 밤 KBS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8년 9월 취임 200일에 즈음해 전문가와 일반 시민 100명이 참석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개최했고, 2009년에도 세종시, 4대강사업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대화’했다. 하지만 재임 기간 격주로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한 ‘연설’이 109차례로,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전달이 더 많았다. 역대 최고의 ‘불통’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나 기자회견보다는 ‘대국민담화’를 주로 선택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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