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정상급 인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및 접견 일정이 2일 확정됐다. 평창올림픽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향한 디딤돌로 삼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이번 정상외교를 통해 얼마나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청와대에서 미국 대표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 하는 등 6~20일 사이 모두 14명의 정상급 인사와 정상회담이나 접견, 오찬·만찬 등을 한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8일 펜스 부통령 접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할 예정이다. 9일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오찬회담을 한 뒤, 평창으로 이동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정상급 인사는 모두 21개국 26명이어서, 정상급 회동 일정은 추가될 수도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한이 확정될 경우 문 대통령이 접견할 수도 있다. 방한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불참이 확정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이번에 방한하는 모든 정상급 인사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얼마나 절실한지 설명하고 지원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은 방한 정상급 인사 규모(21개국 26명)에서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국내에서 치르는 가장 큰 정상 행사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8일 청와대)과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20일 청와대),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공식방한하는 만큼 이들과는 정상회담을 하고 오찬을 함께 한다. 정상이 아닌데도 접견 뒤 만찬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펜스 미 부통령이 유일하다. 북핵 문제와 북-미 대화에 관한 논의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추가 파견될 분에 대해서는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상급으로 특별대우를 받는 외빈도 있다. 외교부 쪽은 중국 내 서열 7위인 한정 상무위원도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오는데다 중국에서 상무위원은 국가 지도자로 설명하고 있어 정상급 예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폐막식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올 수도 안 올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 외에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관한 후속조치 등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급의 3자 회동이 따로 열릴 가능성은 낮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정상급 인사들에게는 공항 도착부터 수행의전관이 붙어 24시간 일정을 돕는다. 차량은 정상 의전용 에쿠스(4륜구동형) 1대와 수행원 차량이 3대씩 지원되고 경호 인력이 함께 이동한다. 대부분의 정상급 인사들은 인천·김포·서울공항으로 입국해 차량으로 이동하지만, 개막식 당일(9일) 운행하는 정상용 케이티엑스(KTX) 특별열차편을 이용하는 인사들도 있다. 공식방한하는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수행원들이 특별열차 한량씩을 배정받은 상태다.
김보협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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