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중재 통한 ‘대반전’
북·미 정상 진심 재확인, 다시 이어줘
북에 ‘체제안전·경제지원 약속’ 전달
미국엔 ‘북 비핵화 의지’ 거듭 강조
“양쪽 직접 소통해 오해 불식시켜야”
북·미 정상 진심 재확인, 다시 이어줘
북에 ‘체제안전·경제지원 약속’ 전달
미국엔 ‘북 비핵화 의지’ 거듭 강조
“양쪽 직접 소통해 오해 불식시켜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6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을 27일 오전 공개했다.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양측 수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왼쪽부터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미회담 취소 하루도 안돼 제안
전문가들 “실리 추구-목표 지향적”
약속 지키는 ‘언행일치형’ 분석도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산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고자 문재인 대통령한테 먼저 손을 내밀어 이뤄졌다. 자신의 절박함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과 실용적 태도, 목표를 이루려는 집요함과 전략적 행보가 눈에 띈다는 지적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파격적인 스타일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24일 밤(한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한테 ‘긴급 회동’을 제안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적’, ‘목표지향적’ 지도자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과도 물밑 접촉을 했겠지만, 한국에 일종의 ‘길잡이’ 노릇을 요청한 것”이라며 “북한의 과거 행동 패턴과는 달라진 점이다. 상당히 실용주의적인 형식의 접근이다”라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김 위원장이 막혀 있던 북-미 관계를 남북 대화로 돌파하는 게 놀랍다. 굉장한 파격”이라며 “북한이 ‘김계관 담화’(25일)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비쳤지만, 그 수준을 넘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점은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도 의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3월 하순 첫 북-중 회담을 한 지 40일 만인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전격 방문해 시 주석과 다시 만났다. 시 주석이 평양 답방을 약속한 상황인데도, 김 위원장이 연이어 중국에 간 건, 형식이나 의전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외교 스타일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 제안에는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한 판문점 선언의 약속 이행 성격도 담겨 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기가 제시한 과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자 절치부심하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을 볼 때 (남북 간) 합의가 단순히 종잇조각에 머물지 않게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김 위원장의 외교 스타일이 전략적인 목표도 있겠지만, 약속한 것은 지키는 ‘언행일치’형인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제시한 “인민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련”(4·20 노동당 전원회의)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유엔과 미국 등의 경제제재를 풀고 외국 자본 유치 등을 꾀해야 한다. 그러려면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파격적인 회담 제안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6일 문 대통령과의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좋은) 결과도 만들고”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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