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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운전대’ 더 꽉 잡은 문 대통령…‘평화 길잡이’ 전세계 각인

등록 2018-05-28 05:01수정 2018-05-29 00:40

북·미 중재 통한 ‘대반전’
북·미 정상 진심 재확인, 다시 이어줘
북에 ‘체제안전·경제지원 약속’ 전달
미국엔 ‘북 비핵화 의지’ 거듭 강조
“양쪽 직접 소통해 오해 불식시켜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6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을 27일 오전 공개했다.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양측 수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왼쪽부터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6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을 27일 오전 공개했다.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양측 수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왼쪽부터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끊어질 뻔했던 북-미 간의 선을 다시 이었다. 전격적인 5·26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의 ‘진심’을 재확인하면서 6·12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되살린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발표가 나온 지 48시간도 안 돼 이뤄진 대반전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길잡이’이자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전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쪽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6·12 회담 취소’를 선언한 배경에 북-미 양쪽의 ‘오해’가 깔려 있다고 판단해, 양쪽 정상을 직접 접촉해 교착국면을 풀어가는 ‘해결사’ 역할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이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했고, 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난 이후에 미국이 과연 ‘체제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에 의구심을 가졌다. 그는 “(김 위원장은)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약속받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의사”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며 안심시켰다. 미국을 향해선 거듭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미국,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회담에서 논의한 내용은 이미 미국 쪽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 서신을 발표한 시점은 지난 24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이 담화를 통해 회담 의지를 밝힌 것은 이튿날인 25일이었다. 26일 판문점에서 열린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기에 맞춤한 자리였다. 두번째 남북 정상의 만남을 제안한 당사자는 김 위원장이라고 하나, 등 돌리려는 북-미 정상이 다시 뒤를 돌아보고 마주 앉게 만든 이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또 파격, 김정은의 ‘실용 외교’

“형식 없이 문대통령 만나고 싶다”
북미회담 취소 하루도 안돼 제안
전문가들 “실리 추구-목표 지향적”
약속 지키는 ‘언행일치형’ 분석도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산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고자 문재인 대통령한테 먼저 손을 내밀어 이뤄졌다. 자신의 절박함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과 실용적 태도, 목표를 이루려는 집요함과 전략적 행보가 눈에 띈다는 지적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파격적인 스타일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24일 밤(한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한테 ‘긴급 회동’을 제안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적’, ‘목표지향적’ 지도자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과도 물밑 접촉을 했겠지만, 한국에 일종의 ‘길잡이’ 노릇을 요청한 것”이라며 “북한의 과거 행동 패턴과는 달라진 점이다. 상당히 실용주의적인 형식의 접근이다”라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김 위원장이 막혀 있던 북-미 관계를 남북 대화로 돌파하는 게 놀랍다. 굉장한 파격”이라며 “북한이 ‘김계관 담화’(25일)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비쳤지만, 그 수준을 넘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점은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도 의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3월 하순 첫 북-중 회담을 한 지 40일 만인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전격 방문해 시 주석과 다시 만났다. 시 주석이 평양 답방을 약속한 상황인데도, 김 위원장이 연이어 중국에 간 건, 형식이나 의전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외교 스타일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 제안에는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한 판문점 선언의 약속 이행 성격도 담겨 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기가 제시한 과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자 절치부심하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을 볼 때 (남북 간) 합의가 단순히 종잇조각에 머물지 않게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김 위원장의 외교 스타일이 전략적인 목표도 있겠지만, 약속한 것은 지키는 ‘언행일치’형인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제시한 “인민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련”(4·20 노동당 전원회의)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유엔과 미국 등의 경제제재를 풀고 외국 자본 유치 등을 꾀해야 한다. 그러려면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파격적인 회담 제안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6일 문 대통령과의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좋은) 결과도 만들고”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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