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러운 청와대 “경제상황, 엄중하게 보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기조엔 변함 없어”
예산 중심 재정확대 대책 비쳐
장하성, 내일 경제운용방향 설명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한겨레 자료사진

청와대는 고용악화에 이어 고소득층과 저소득 가구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분배 악화 지표까지 나오자 현 경제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더 적극적인 재정확대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 모두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대책 마련을 위해 긴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은 예산이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 또는 폐기론이 나오는 데 대해 “(경제)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저소득 가구를 위한 복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이어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민심의 기대가 꺾일 것에 대한 우려와 곤혹스러움도 엿보인다. 이날 대변인이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표현한 것도 청와대 내부의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고용·분배 지표가 나빠진 경제상황과 향후 경제운용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 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장 실장이 언론을 상대로 직접 설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김보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