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갔던 육로(2007년)가 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2000년) 때처럼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14일 청와대가 밝혔다. 이날 청와대가 육로 대신 서해직항로로 이동하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판문점에서 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올라가는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에 생중계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한에서의 첫 만남은 평양 국제공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가 이날 고위급 실무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주요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를 고려하면 18일 환영식 및 만찬, 19일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회담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정상의 세부 일정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전례를 따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가 문을 여는 1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민 보고 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200명 남짓한 방북대표단 가운데 절반 정도는 경호·의전·행사지원 등 정상회담 진행에 필요한 필수 인력이다. 나머지 100여명 가운데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특별수행원과 취재진이 각각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회담 취재진 상당수는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장면과 두 정상의 회담 등 주요 일정을 실시간으로 전할 생방송 인력으로 구성되며, 취재기자는 신문·방송·통신·인터넷 매체를 모두 합쳐 15명으로 정해졌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평양 공동취재단을 구성하기로 했고, 이날 오후 추첨을 통해 정상회담 취재를 맡을 기자들을 선발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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