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8./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18일 오전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평양 시내를 돌며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깜짝 행사였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21분께 평양 국제공항을 떠날 때는 각자 다른 차량에 탑승했다. 그러나 이후 두 정상은 검은색 벤츠 무개차에 함께 올라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시민들이 꽃을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형형색색의 한복 치마와 저고리와 양복을 입은 평양 시민들은 두 정상이 지나는 길가에 발디딜틈 없이 나와 붉은색과 분홍색 꽃술과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일제히 “조국”, “통일”, “환영” 등을 외치면서 두 정상을 환영했다. 왕복 6~8차로 도로변은 겹겹이 여러줄로 늘어선 평양 시민들로 가득찼다. 일부 시민들은 차량이 지나가자 도로 쪽으로 달려나오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건물 창가에서 환영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순안공항 - 평양도로 - 3대혁명전시관 - 영생탑 - 여명거리 - 금수산태양궁전 - 백화원 영빈관 등의 코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차량에서 내려 환영 인파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8.0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나란히 서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두 정상은 간간히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이 어딘가를 가리키면 김 위원장이 설명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미소 띤 표정이었고, 김 위원장도 흐뭇한 표정이었다.
두 정상이 함께 평양 시내에서 카 퍼레이드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2007년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당시 카 퍼레이드는 평양시 중구역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평양시 대성구역 4.25 문화회관까지 6킬로미터에 걸친 왕복 6차선 도로에서 20분 남짓 이어졌다. 당시 환영을 나온 평양 시민들은 30만~ 60만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엔 김 위원장이 직접 퍼레이드를 벌인 만큼 이 숫자를 훨씬 능가하는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엔 김정일 위원장이 순안 공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기 차에 동승해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두번의 평양 정상회담 보다 훨씬 공들인 최고의 예우로 문 대통령을 맞이한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예정보다 19분께 늦은 11시19분에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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