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 어린이 환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남북 정상의 부인인 김정숙, 리설주 여사는 공통 관심사인 음악으로 친분을 쌓는 행사를 함께했다.
두 사람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시작 15분 전인 오후 3시30분께 평양 ‘김원균 명칭 음악종합대학’을 함께 찾았다. 이곳은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있는 북한 최고 음악대학이다. 김 여사는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리 여사는 인민내무군협주단에서 성악가로 활동했다. 김 여사는 음악종합대학 음악당으로 이동하는 산책길에 있는 나무의 왕다래를 보며 “계절이 바뀌는 것을 꽃과 과일 등 자연을 보며 느끼게 된다. (4·27 판문점 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것이 5개월 지났다”며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최태영 총장의 안내를 받아 수업 중인 교실을 방문하고, 함께 즉석 공연을 관람했다. 두 사람은 음악당에서 나란히 앉아 ‘아리랑’을 포함한 3곡의 공연을 봤다. 공연이 끝난 뒤 두 사람은 공연단에 요청해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를 추가로 들었다. 두 사람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김 여사는 최 총장에게 “등록금이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최 총장은 이해를 잘 못한 듯 “등록금이 무슨 말씀인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음악대학에는 작곡가 김형석씨 등도 동행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해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음악대학 방문에 앞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오후 3시께 북한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인 옥류아동병원을 함께 찾았다. 2013년 10월 개원한 이 병원은 6층 건물로 최신식 의료설비를 갖추고 있다. 두 사람은 외래 환자 대기실과 회복치료실, 소학교 학습실 등을 둘러봤다. 두 사람은 어린이 환자, 보호자들에게 “아프지 마라”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리 여사는 김 여사와 동행한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주장이었던 박종아 선수 등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현 감독에게 “손 좀 한번 잡아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고, 박 선수에게는 “(이번 겨울올림픽에서)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인사를 건넸다. 특히 리 여사는 함께 동행한 마술사 최현우씨가 자신을 ‘요술사’로 소개하자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에는 음악 등 예체능 분야 영재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한다. 역시 음악을 고리로 한 이날 참관에도 리 여사가 동행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어떤 외교를 벌일지 관심이 쏠린다.
평양·서울 공동취재단, 성연철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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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