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로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시작에 전 악수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함께 백두산에 오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내일 백두산 방문을 함께 하기로 했다”며 “두분의 백두산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서 이뤄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두산 방문은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일단 백두산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올라갈 예정이고 날씨가 좋으면 내려가는 길에 천지까지도 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와 수행원들도 동행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항공기를 이용해 삼지연 공항으로 이동한 뒤 버스와 궤도차량으로 장군봉까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봉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길은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삼지연 공항에서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해 장군봉으로 이동하는 데는 1시간~1시간30분 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언제 백두산행을 제안했는지에 대해 김 대변인은 “어제오늘 사이의 일”로 방북이전에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통령 전용기가 평양 국제공항에 내리기 직전 기내에서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었는데…. (웃으면서) 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며 북한 쪽 길을 통해 백두산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취미가 등산인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에 살 때 뒷산을 자주 올랐고, 히말라야 트래킹도 네 번 다녀올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다.
청와대는 방북 이전부터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마지막날인 20일 두 정상이 친교 일정을 가질 수도 있고, 이럴 경우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성연철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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