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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함께 오른 남북정상…“또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

등록 2018-09-20 22:59수정 2018-09-21 11:50

김 위원장, 삼지연공항 마중 나와
차 타고 해발 2750m 장군봉 올라
문 대통령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 관광하는 시대 곧 올 것”

케이블카 타고 천지 내려가 산책
수행원 “서울 답방땐 한라산으로”

리설주 “백두 해맞이, 한라 통일맞이”
김정숙 여사, 한라서 떠온 물 합수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습니다.”(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해발 2750m의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 함께 올랐다. 백두산 천지를 뒤로하고 두 사람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전 9시33분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함께 도착했다. 구름 한점 없는 쪽빛 하늘 아래 천지는 남북 정상에게 장엄한 자태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가지만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며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국경이 어디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했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은) 7~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 집 마당에도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꽃보다는 (백두산) 해돋이가 장관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만 벌써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인데다, 평양 체류 2박3일 동안 여러차례 만났기 때문인지 남북 정상 부부들은 서로를 향한 신뢰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하고 천지를 함께 방문한 데 대해 “새로운 역사”라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이 농을 섞어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 하고…”라고 답했다. 그러자 리 여사는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다”고 거들었다.

특히 리 여사는 “백두산엔 전설이 많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99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다”고 한 뒤 “오늘 두 분(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께서 오셔서 또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서 백두산을 오른 감격도 말했다. 그는 “(과거에)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그때 나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오르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했다. 천지까지 내려가자는 김 위원장의 권유에 문 대통령은 웃으며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응했다. 천지로 내려가기 전 김 위원장은 “여기가 제일 천지 보기 좋은 곳인데 다 같이 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냐”며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겠냐”고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남쪽 수행원들은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며 크게 웃었다. 내려가는 길에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이번 환대에) 답해야겠다”고 김 위원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옆에 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겠다”고 말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거들자 주변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두 정상 부부는 장군봉에서 케이블카를 함께 타고 천지로 내려갔고,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천지의 물을 물병에 담았다.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을 건넸고, 김 여사는 “한라산의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받아 가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는 김 여사의 옷이 물에 젖지 않도록 뒤에서 옷깃을 잡기도 했다. 가수 알리는 두 정상 부부 앞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천지 산책을 마친 뒤 남북 정상은 삼지연초대소에서 마지막 오찬을 함께했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평양 일정 마지막날인 이날 아침 6시39분 숙소인 백화원영빈관을 떠나 7시27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공군 2호기)를 타고 백두산 부근 삼지연공항으로 출발해 8시20분 도착했다. 김 위원장 부부는 삼지연공항에 미리 도착해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여기서도 북한군 의장대 사열이 있었다.

평양공동취재단, 성연철 김보협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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