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새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취임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8일 임명된 뒤 비서실 업무 파악에 주력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청와대 비서실에 첫번째 업무지시를 내렸다. 청와대 보좌진의 대면보고와 보고서를 줄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많은 시간을 배려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은 앞으로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이자’고 업무지시를 했다”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 비서실의 책임자로서 취임 후 청와대의 업무를 살펴본 결과, 국정 운영과 정국 구상을 위한 대통령의 시간 확보가 절실하다는 점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여기엔 문 대통령이 각계 인사들과의 대화 및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일정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노 실장은 청와대 참모들의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이는 대신, 각 부처 장관 등 내각의 보고를 더욱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앞으로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책임 아래 관련 사안을 전결 처리하는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이로 인해 비서실의 업무 책임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노 실장의 이런 지시가 나온 배경도 소개했다. 그는 “노 실장이 취임 뒤 대통령의 업무환경, 청와대 비서실 보고체계 등을 본 뒤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한마디로 대통령의 삶에 쉼표를 찍어주자, 대통령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자, 이런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낮 동안엔 업무를 보시고, 그러고도 한아름 보고서를 싸들고 관저로 돌아가 그걸 보는 것에 대해 노 실장이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이런 지시를 내렸고 대통령에게도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과 노 실장 등의 티타임에서도 ‘보고서를 좀 줄이자’는 방안이 거론됐는데, 문 대통령은 보고서 양이 많은 것에 대해 “그래도 공부는 됩니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노 실장이 문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공개적이고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고서를 줄이기 위해 업무지시를 내린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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