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냉소적이어서…” 열린우리당 의원 전언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염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한 열린우리당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하면서, “유 의원이 (장관직을) 잘 할 수 있을까 참 걱정이다”라고 말했다고 이 의원이 1일 전했다.
노 대통령은 유 의원에 대해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 남을 조소하고 조롱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시니컬(냉소적)하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표정이) 간단치 않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또 “한때 유 의원의 장관 임명을 포기했었다”며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는데 유 의원이 앉아 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며 복지부 장관 내정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어쨌든 유 의원은 (지난해 4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지도부가 된 사람이고, 당내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당·정·청 갈등과 관련해 “예전에는 대통령 측근을 공격해 자신의 입신을 세운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은 대통령 측근이라고 공격하기엔 갑갑하지 않느냐”며 “앞으로는 자신이 뜨려고 대통령을 팔거나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이 ‘1·2 개각’에 반발해 성명을 냈던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 가운데 두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대연정’ 문제에 대해 “정권을 재창출 하더라도 여소야대가 되면 옴쭉달싹 못한다. 대연정이든 소연정이든 동거정부든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미련’을 보였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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