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 8기3차 전원회이 사흘째인 17일 자신의 서명이 기재된 서류를 들어보이고, 간부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서류는 이날 회의에서 인민생활 안정을 위해 발령됐다는 김 총비서의 '특별명령서'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혁명 앞에 가로놓인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 것”을 “엄숙히 선서”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1~2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18일 노동당 중앙위 8기3차 전원회의 폐회에 앞서 “우리 당은 견인불발의 투지로 혁명 앞에 가로놓인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 것이며 앞으로 그 어떤 더 엄혹한 시련이 막아나서도 추호의 변심없이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혁명사상과 위업에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것을 당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엄숙히 선서하셨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가 돌파하겠다고 선서한 “현 난국”이란 대체로 ‘경제 문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첫날인 15일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어려워)지고 있다”며, “농사를 잘 짓는 것”을 “당과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전투적 과업”으로 규정하고 “농사에 총집중”을 호소했다. 회의 셋째날인 17일엔 “인민생활 안정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려는 충심으로 친히 서명하신 특별명령서를 발령하셨다”고 <노동신문>이 18일 전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 8기3차 전원회의 나흘째인 18일 폐회에 앞서 단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총비서의 이런 ‘선서’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고강도 제재의 지속, 지난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한 국경 폐쇄 장기화, 지난해 수해에 따른 작황 부진 등 이른바 ‘3중고’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인민들의 불만을 달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지도기관 성원들은 당원들과 인민들의 기대에 따라서지 못한 자책감을 안고 자신들의 당생활 정형(경과)을 전면적으로 심각히 돌이켜보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지도기관 성원들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가 높이 든 이민위천(인민을 하늘처럼 여김),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이념을 다시금 깊이 새기며 많은 책무를 충실히 수행함에 있는 힘을 다할데 대해 강조하셨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 태형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우상철 중앙검찰소장. <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한편, 회의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을 소환 및 보선하고 당 중앙위 위원, 후보위원들을 소환 및 보선했으며 국가기관 간부를 해임 및 임명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다만 <노동신문>은 태형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치국 위원에, 우상철 중앙검찰소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된 사실만 ‘공보’ 형식으로 공개하고, 다른 인사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태형철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은 박태성 전 노동당 선전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의 후임으로 추정된다. 중앙검찰소장의 정치국 후보위원 선출은 이례적인 일인데, 이번 회의에서도 공식 의제로 채택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 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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