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경. 임정기념관 누리집 갈무리
국가보훈처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정기념관)의 초대 관장을 공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보훈처는 임정기념관 관장을 공모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 선임 방식(민간스카우트 제도)으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독립운동단체들이 ‘밀실 선임’이라고 반발하자 선발 방식을 바꾼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24일 “임정기념관 초대 관장을 개방형 직위로 공개모집하기로 하고 지난 23일 나라일터에 선발 공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기존 선발 절차(민간스카우트)는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나라일터에 공개된 공고를 보면, 관장은 일반직 고위공무원 나급(일반 임기제 포함)으로 3월1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임정기념사업회는 2004년부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로부터 동의를 받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부근 서대문구의회 터에 기념관을 짓기로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관 건립을 공식 선언했고, 2020년 4월11일 제101주년 임정수립기념일에 기념관 공사를 시작했다.
보훈처는 최근까지 관장을 민간스카우트 방식으로 선발하려고 했다. 이 방식은 역량있는 민간 전문가를 공직에 영입하기 위해 공모 절차를 생략하는 적극적인 채용 방식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정부의 개방형 직위는 공개모집과 민간스카우트 방식으로 채용할 수 있는데, 공개모집 방식으로는 애초 임정기념관 개관 예정일(지난해 11월23일) 전에 관장 임명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해 민간스카우트 방식을 통해 선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립운동단체들은 “임정기념관은 독립정신과 건국 100년사를 기리는 역사적인 공간인데 보훈처가 편의적인 관료 행정으로 초대 관장을 ‘밀실 선임’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청원과 초대 관장의 공모를 요구하는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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