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바로 옆에 박정천 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빨간 원 안)이 서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5일 밤,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며 당 중앙위 비서인 박정천 동지,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당 중앙위 비서인 리병철 동지가 주석단에 등단했다”고 2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6월29일 노동당 중앙위 8기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국가 비상 방역전’ 관련 ‘직무태만 행위’를 이유로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뒤 공개 행사에 거의 얼굴을 비추지 못하던 리병철이 상무위원에 복귀했으며, 리병철의 예전 직책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박정천 상무위원이 임명된 사실을 보도로 처음 공개 확인한 것이다. 2월1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수행해 ‘설 명절 경축 공연’을 함께 본 뒤로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박정천도 열병식 준비 검열 보고를 리영길 국방상한테서 받는 등 건재를 확인했다.
이로써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해 5인 체제이던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리병철의 합류로 6인 체제로 확대·재편됐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전원회의와 전원회의 사이에 당 중앙위의 이름으로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조선노동당 규약 27조)하는 노동당의 핵심 권력 기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총비서 외에 의회(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당(조용원 당 조직 담당 비서), 내각(김덕훈 총리), 군(박정천·리병철) 식으로 각 부문 핵심 인물이 당연직 성격으로 포진하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군’의 비중이 높아진 사실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열병식 연설에서 강조한 ‘핵 무력 최대 속도 강화’와 경제 건설 등에서 군의 비중·기여를 지금보다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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