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규모 맞게 큰폭증액”
한 “병력감축과정 감액·동결”
한 “병력감축과정 감액·동결”
한국과 미국은 9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2007년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 체결을 위한 3차 협상’을 벌였다.
두 나라는 지난 5월 22~23일(하와이)과 6월 29~30일(워싱턴) 두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인치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이 경계규모 세계 10위권이라는 점 등을 들어 ‘대폭 증액’을, 한국은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이 진행중인 과도기이므로 ‘감액 또는 적어도 현 수준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이 2008년까지 2만5천명 수준으로 줄어드는 점 등 앞으로 전망에 따라 우리 부담이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타결한 2005~2006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선 사상 처음으로 한국 몫을 2004년에 비해 8.9% 줄어든 연간 6804억원으로 합의했다. 1991년부터 방위비 분담을 한 이래 한국 몫은 지난해를 제외하곤 한해 평균 16%씩 인상돼 왔다. 미국이 대폭 증액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이번 협상에서 한국 몫이 줄면 감액 추세가 굳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합의 내용 적용 기간을 놓고도 미국은 5년 정도의 장기를, 한국은 지난 협상 때처럼 2007~08년의 2년 정도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지만, 시한에 쫓겨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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