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 지도자들이 9월30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57주년(10월1일)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축하 행사연에 참석했다. 베이징/신화통신 연합
1일 중국 정부수립기념일 맞아
‘친선관계’ 한목소리로 강조
미사일 뒤 ‘불편함’ 해소차원
‘친선관계’ 한목소리로 강조
미사일 뒤 ‘불편함’ 해소차원
중국의 정부 수립 기념일인 국경절(10월1일)을 맞아 북한과 중국이 한목소리로 두 나라의 친선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의례적인 말이 아니다. 중국 쪽 언급에선 미사일 발사 이후의 불편함을 서둘러 해소겠다는 강한 의지까지 느껴진다. 북-중 관계 복원은 6자회담 재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안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 정부 수립 57돌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 “조-중(북-중) 친선협조 관계를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중 친선이 우리 두 나라 당과 정부, 인민들의 공동의 노력에 의해 강화·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 축전은 김 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명의로 후 주석과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에게 모두 전달됐다.
29일 평양에서 열린 중국정부 수립 기념연회에는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으며, 류샤오밍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중-조 친선은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이 마련해준 것”이라며 “이를 부단히 공고하게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지난 8월 말 부임한 류 대사의 행보는 예사롭지가 않다. 후진타오 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류 대사는 24일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과 만경대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북-중 관계 복원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만경대 생가에서 김 주석이 중국의 노혁명가들과 북-중 우호관계의 기초를 다진 사실을 설명하면서 “두 나라 노혁명가들의 정신과 영광스러운 전통을 계승해 중-조 우의를 증진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류샤오밍 대사의 평양 참관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 내용을 이례적일 정도로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소원해진 두 나라 관계를 ‘봉합’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찬성함으로써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불쾌감을 드러냈으나, 대북 제재에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접근법을 놓고 이른바 ‘미주파’와 ‘아주파’가 논란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사의 행보는 아주파의 의지를 보여준다.
물론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아직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이래 최고지도자의 차원에서 해법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거듭되고 있는 이유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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