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탑지 어떻게?
TNT 800톤 이상 ‘중·소급’ 탄두 형태따라 위력 달라
북한이 9일 전격 감행한 핵실험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의 핵실험을 가장 먼저 탐지한 것으로 전해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쪽은 이날 북한의 핵실험 폭발 규모를 최소 티엔티(TNT) 0.8kt(800t)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진계에 탐지된 규모 3.58을 역으로 계산해 낸 수치다.
지질자원연구원 쪽은 애초 북한의 핵실험 폭발 규모를 티엔티 0.4∼0.8kt으로 추산했지만 오후 들어 ‘최소 0.8kt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쪽은 핵실험 폭발 규모의 최대치에 대해서는 “추정하기 힘들다”면서도 “5kt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 10~20분 전에 북한의 핵실험 규모가 10kt(티엔티 1만t) 정도라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핵실험 이전 추산치라는 점에서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티엔티는 핵폭탄의 폭발 에너지 단위다. 티엔티 화약의 폭발 에너지 양으로 환산한 수치로, 1kt은 티엔티 1000t의 폭발력이다. 북한의 핵실험 폭발 규모로 추산되는 티엔티 0.8kt은 비교적 중·소급에 해당하는 핵실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15kt과 22kt 정도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폭발 규모다. 그러나 이런 폭발 규모는 핵실험 국가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핵실험을 통해 핵 보유국이 됐다’는 의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98년 핵실험에 성공한 인도와 파키스탄도 수십kt에서 비교적 소형인 1kt 이하 핵탄두까지 다양한 핵실험을 벌였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몸담았던 이상호 경기대 정보보호학과 대우교수는 “핵실험의 폭발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며 “어떤 탄두 시험을 하느냐에 따라 폭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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