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례안보협의회 의제 ‘북핵’으로…일정 차질
[북한 핵실험 강행 파장]
한-미 두 나라는 오는 20~21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전시 작통권 환수 일정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해 이를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핵실험 실시에 따라 의제를 북핵 문제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대 국방부 홍보관리관 대행은 9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 일정과 의제가 유동적으로 변했다”며 “이전에는 전시 작통권 문제가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핵심의제였으나 현재는 한-미 공조와 북한 핵실험 문제가 주의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 작통권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지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를 미국 워싱턴에서 열되, 날짜는 하루이틀 앞당겨 여는 방안을 미국 쪽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애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전시 작통권 문제는 예정대로 밀고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상황이 발생하자 전시 작통권 문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정부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미 공조를 공고히해 북핵 문제에 대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전시 작통권 이양과 관련한 로드맵의 완성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나아가 북한 핵실험으로 전시 작통권 이양 시기 자체가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환수시점은 2012년이 적당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전시 작통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그 문제를 한-미간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시 작통권 환수 유보를 강력히 주장했던 재향군인회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향군의 전시 작통권 문제 등 안보 관련 건의를 즉각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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