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사설
북 접경 중국군 긴급 소집령
북 접경 중국군 긴급 소집령
북한은 노동당 창건 61돌을 맞은 10일 ‘당 수뇌부 사수와 단결’을 강조하면서, 핵실험 파문 속에서도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로동신문>은 10일 사설을 통해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더욱 높이 추켜들고 수뇌부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한다”며 체제 결속을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오늘 미제의 무분별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말미암아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운동은 엄중한 도전에 부딪치고 있으며, 조선반도에는 전쟁의 검은 구름이 무겁게 드리우고 있다”고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신문은 핵실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인 9일 밤까지 핵실험 성공을 되풀이해 전하던 라디오와 텔레비전도 10일부터는 노동당 창건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만 내보낼 뿐, 핵실험 관련 내용은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한때 ‘명절’인 당 창건 기념행사가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보도들이 이어지면서 예년과 다를 바 없는 경축 분위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경축공연이 이어졌으며, 평양 모란봉극장에서는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양형섭 부위원장, 최태복 의장,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당·정·군 고위 인사와 북한 주재 각국 외교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음악회가 열렸다. 또 당창건기념탑 광장에서는 청년중앙예술선전대의 공연이 진행됐고, 평양대극장, 평양교예극장에서는 혁명가극과 종합교예공연이 각각 열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행사는 보도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중국 인민해방군은 북한과 인접한 부대에 긴급소집령을 내려 장병들의 휴가를 모두 취소했다고 홍콩 <문회보>가 10일 전했다. 특히 중국 동북지방을 관할하는 선양군구의 일부 부대는 화생방 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이 나돌았을 때 북-중 접경지역에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백두산 기슭에서 미사일과 탱크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잇따라 벌인 바 있다.
북-중 교역 물자의 80%가 오가는 단둥에선 이날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해관(세관)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 해관은 중국이나 북한의 명절이나 기념일에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있어, 이 조처가 중국의 대북 제재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은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하지 않자 교량 수리 등을 이유로 단둥 해관을 일주일 가까이 폐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이용인 기자, 연합뉴스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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