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중에 논의…부시 외교해결 의지 반영
북 강석주 부상, 중국 거쳐 모스크바 방문
북 강석주 부상, 중국 거쳐 모스크바 방문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이 18~19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중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이 8일 밝혔다.
미-중 정상이 북핵 문제를 핵심의제로 설정해 본격적으로 다루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과 제3차 전략대화를 마친 번스 차관은 “두 나라가 세계 안정과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번스 차관의 이번 방중에는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이 동행했다.
번스 차관은 이날 양제츠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제3차 중-미 전략대화를 열어 북핵 문제와 6자 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번스 차관은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양국 사이 현안과 함께 우리가 책임져야 할 세계 평화와 안전 등 다른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부부장은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번스 차관은 이어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다이빙궈 외교부 상무부부장 등과도 만나 6자 회담 재개 방안 등을 집중 협의했다. 번스 차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중-미 양국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얘기했다”며 “중국과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게 워싱턴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미-중 전략대화는 2월까지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과 다이빙궈 상무부부장 사이에 정례적으로 열렸으나 졸릭 부장관의 사임으로 후임이 임명되지 않으면서 차관급으로 격하됐다. 미국과 중국은 대신 후진타오 주석의 강한 신뢰를 받고 있는 우의 국무위원과 미국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 사이에 9월 정례 미-중 경제협력 협의체를 발족했다.
한편, 7일 베이징을 거쳐 모스크바로 향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북-중 관계 소식통이 강 부상의 일정을 ‘개인적이고 건강상의 이유’라며 6자 회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직후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에 앞서 6자 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이 북한을 방문했던 점에 비춰, 북-러 사이에 6자 회담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 부상은 북한 핵실험 당일인 9일 중국 선양에서 리자오싱 외교부장과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강태호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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