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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후세인 처형 ‘내부결속’ 활용 전망

등록 2006-12-31 15:02

기득권 세력 중심 '운명공동체' 의식 고취할 듯
핵대립 속 미 자주권 침해 강조..억제력 강화 유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처형은 북한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해 '수령-당-대중'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유일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당국은 1990년대 초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하고 독재권력을 휘두른 챠우체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이 처형을 당했을 때도 일반인에게는 쉬쉬하면서 기득권 세력들에게는 비밀리에 문건을 내려보내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형되거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김일성.김정일 체제에서 혜택을 보고 있는 기득권 세력에게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만큼 현재의 권력구도를 지키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핵실험 이후 미국과 일본 주도로 이뤄진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북한의 기득권 세력을 겨냥한 사치품 금수조항이 담겨져 있어 북한 지배세력은 외부에 의한 현 체제의 불안정이 실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을 체감하고 있다.

반면 북한당국은 일반 주민들에 대해서는 후세인 대통령의 처형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재자의 이미지를 가진 후세인 대통령이 교수형으로 처형당한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굳이 북한 사회내부에 불만이 싹 틀 빌미를 제공하거나 특히 '독재자의 말로'를 깨우쳐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북한은 동구권 붕괴 당시 챠우체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 부부의 총살에 대해 주민들에게는 공개적으로 전파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외부와의 접촉면이 늘어난 만큼 북한 주민들도 '카더라' 통신을 통해 자연스럽게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처형 사실을 알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 수준 등으로 미뤄볼 때 조직화된 반김정일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한당국은 내부적으로 기득권 세력과 주민들의 충성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문제로 인한 미국과의 대립을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이라크 전쟁에 대해 "미국의 이슬람교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정책에 기초하고 있다"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반테러전은 잔악무도한 인권말살전쟁"이라고 비난해 왔다.

또 "미국의 반테러전은 세계지배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다른 나라들의 자주권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나라의 자주권은 오직 자기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이라크의 비극적 사태가 남긴 교훈"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도 '미국의 이라크 전쟁=자주권 침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대결을 강조하고 '선군정치'와 '자위적 억제력 강화'라는 논리를 내부적으로 더욱 강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라크 전쟁 직후인 2004년 4월 김정일 당 중앙군사위원장 명의의 '전시사업세칙'을 작성해 전쟁 발발시 24시간 이내 총동원 체제에 돌입하도록 지시하고 전쟁 기간을 `방어작전-공격작전-지구전' 등 세 시기로 나눠 전쟁을 수행하도록 했던 만큼 사회적 긴장도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언론은 3년 전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 시찰 날짜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공개활동에 더욱 조심스런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king21c/

장용훈 기자 jy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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