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2·13 합의는 아직 취약한 프로세스이고, 북한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 조찬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인내를 주문했다. 방코델타아시아(비디에이) 문제로 인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6자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외과수술식 접근 방법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변함 없이 ‘입체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보유 배경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6자회담이 추구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문제는 서로 연관되어 물리면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가 이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이날 말하고자 한 것은 한·미가 “핵 문제를 넘어서서 좀 더 넓은 지평선을 바라보면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과 달리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여유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의 카드는 핵뿐이고 다른 나라들은 카드가 많기 때문에 (북한에) 엄격한 동시성을 요구하기보다는 시차를 두더라도 우리로서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6자회담이라는 다자의 틀이 있는 한 “북한이 합의를 안 지키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는 충고성 경고 발언을 했다. 일본이 대북 에너지 지원 계획에 불참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일본이 양자적 문제가 다자적 문제보다 중요하다는 선택을 한다면 다자 포럼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문제는 적절한 과정과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함 없이 같은 말만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 핵 폐기를 포함해 6자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할 수 있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며 정상회담 자체를 목표로 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강태호 박민희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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