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김정일 위원장 ‘핵’ 언급 의미

등록 2007-07-03 23:14수정 2007-07-04 01:14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맨 오른쪽)이 3일 양제츠 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평양/신화 연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맨 오른쪽)이 3일 양제츠 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평양/신화 연합
2·13 이행 의지 재확인
미국에 관계개선 ‘화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오랜만에 핵과 한반도 문제에 관해 입을 열었다. 그는 3일 방북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6자 회담) 모든 당사국들은 (영변 핵시설 폐쇄를 위한) 초기 조처를 이행해야 한다” “한반도의 상황이 완화되는 일부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핵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 탕자쉬안 국무위원과 만나 “2차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이래 처음이다. 외교사절을 김 위원장이 공식 면담한 것 자체도 그때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를 공개 언급한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6·15 공동선언, 2005년 6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방북 때 정도다.

오랜만에 입을 연 만큼 그 무게는 크다. 또 발언의 내용도 긍정적이다.

“모든 당사국들은 초기 조처를 이행해야 한다”고 한 것은 북핵 6자 회담 나머지 당사국에 대한 요구인 동시에 북한 스스로의 이행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자금 송금 문제가 해결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발빠르게 영변 핵시설 폐쇄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했을 때 약속했던 2·13 합의 초기조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핵시설 폐쇄 과정에서 기술적, 실무적 문제에 융통성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발언으로 볼 때) 불능화 단계까지 적어도 6개월은 큰 문제 없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북-미 관계 개선을 통해 핵문제를 신속하게 풀고 싶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창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전문위원은 “비디에이가 타결되고 힐 차관보가 방북하면서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사가 전달됐을 것”이라며 “북한도 ‘그렇다면 이젠 우리가 움직이겠다’는 의사를 최고 지도자의 입을 통해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북한은 늦어도 이달 중순께는 핵시설 폐쇄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또 6자 회담도 이 시기에 맞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영변 원자로) 폐쇄가 시작되는 즈음에 6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오랜 동맹국이자 6자 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입지를 고려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양 부장에게 “북한과 중국의 우의는 양국의 원로 혁명가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진귀한 유산”이라면서 “우리는 북한과 중국의 우의사상을 후대에 교육시켜 우의를 더욱 강화시키자”고도 했다. 김창수 전문위원은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 관련 정책변화를 천명할 때는 늘 중국을 통해서 했다”며 “힐 차관보가 아닌 양 외교부장을 만나 이런 말을 한 것도 전통적 동맹국인 중국과의 유대를 다지고 6자 회담에서 혈맹인 중국의 지지와 보증을 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