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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미사일 발사’…한·미·일 ‘3국3색’

등록 2007-07-08 21:18수정 2007-07-09 01:00

최근 북 미사일 시험발사 동향
최근 북 미사일 시험발사 동향
한, 정보 늦어 번번이 망신 미, 남한공격용 강한 주장
일, 정보 손에 쥐고 흔들어 미·일 한국 MD압박 의도
북한의 최근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놓고 한·미·일 사이에 미묘한 시각차가 불거지고 있다. 미사일 발사의 목표 분석이 엇갈리는 것은 물론, 정보 판단과 공유에서도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평가의 온도차=지난달 말 현직에서 물러난 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은 6일(현지시각) 지난달 27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 미사일의 유일한 공격 목표는 남한”이라며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은 1년 전보다 정확성과 공격력이 더 향상돼 한국과 일본에 중대한 우려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같은 주장을 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판단과 온도차가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기존 미사일 성능개량을 포함한 훈련 활동”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이 KN-02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N-02는 옛 소련제 SS-21 지대지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이미 2004년 기본적 개조가 완료된 위에서 해마다 개선을 위한 시험발사를 해 왔다. 군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아직 특별히 위협도 판단을 달리해야 할 변수가 드러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도 “한국군은 최대 사거리 250~270㎞에 이르는 현무 미사일과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수시로 발사하고 있다”며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일본 사이에 견해차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북한이 동해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제‘실크웜’미사일의 발사장면. 연합뉴스
최근 잇따른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일본 사이에 견해차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북한이 동해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제‘실크웜’미사일의 발사장면. 연합뉴스

정보 조율 이상기류=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 공개를 둘러싼 세 나라 사이의 신경전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세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5월25일과 지난달 7일, 27일이다.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로 알려진 앞의 두 건은 일본 언론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됐다. 지난달 27일 발사는 미국 언론 보도 뒤 미국 당국자가 탄도미사일 발사임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늘 뒤늦게 마지못해 확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이 민감한 정보 사항을 한국 정부가 확인하는 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달리 일본 쪽에서 먼저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잇따르자, 한국 정부에선 미국이 일본에도 정보유출 자제를 요구했는지를 알아보는 등 공평한 ‘입단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으나 다음날 ‘사실 무근’으로 확인된 걸 두고선, 일본 쪽의 의도적 정보 유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밤 북한 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확인하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다음날 이를 취소하는 ‘망신’을 당했다. 군은 처음 일본 쪽 정보에만 의지해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잠정 판단했다가, 나중에 미국 쪽 영상 정보와 한국 쪽 신호 정보 등을 종합한 뒤에야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한국의 정보력과 한-미 공조를 시험하려고 흘린 역정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미·일의 노림수 있나?=미국의 탄도미사일 위협 강조엔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처음 두 번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땐 “연례 훈련”이라며 평가를 절하하다가, 엠디와 관련된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자 ‘중대한 우려’로 평가를 바꿨다. 미국은 이르면 내년 1월 일본과 공동으로 미사일방어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도 독자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시도하는 대신 미국 주도 엠디 체제에 편입하라는 압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미사일 종류에 상관없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북한 위협론을 자국의 군비증강 명분으로 삼기 위함이란 지적이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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