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김정일 회담록 보며 준비
노무현 대통령은 ‘2007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8일,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언론의 추측성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며, 회담 준비에 힘을 쏟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남북관계는 투명하게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의제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 관례도 아니고,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회담 의제를 둘러싼 언론들의 추측 보도가 잇따르자 “회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의제를 사전에 밝히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니다. 이런 점을 국민이 양해해주기 바라며, 정상회담을 마치고 모든 것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겠다는 뜻을 전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추진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우리쪽 협상 전략을 숙의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추석 연휴기간 동안에도 문재인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 조명균 안보정책비서관 등으로부터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작업을 거듭했다”면서 “오늘 보고는 그동안 이뤄졌던 정상회담 논의 결과에 대한 종합보고 성격이 강하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4~5차례 정도로 예상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에 대비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 대화록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정상회담 준비 때처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리한 인사를 두고 모의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실제 면담에서 큰 도움이 안됐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됐다”면서 “당시 정상회담 대화록과 우리쪽의 제안 내용 등을 다시 살펴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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