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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반도산 원유’ 갈 길은 멀지만…

등록 2007-10-05 19:15수정 2007-10-05 22:26

북 유전 공동개발 추진
서한만 매장량 50억 배럴? 430억? 추측 난무
터지면 남북 경제효과 막대…중국 선점권 변수

과연 ‘한반도산 원유’는 생산될 수 있을까?

비록 공동선언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남북 정상이 공동 유전개발에 관심을 표시함으로써 그동안 남쪽에서 상당히 공을 들여온 북쪽 유전개발 사업 추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실제로 남북이 공동으로 북쪽에서 유전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면, 북쪽의 값싼 노동력 활용에 초점을 맞춰 온 지금까지의 경제협력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쪽에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곳은 신의주·남포 앞 서한만, 원산 앞 동한만, 평양 근처 안주 분지 등 세 곳이다. 현재 이 가운데 신의주·남포 앞 서한만이 가장 유전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웅 한국석유공사 홍보실장은 “서한만은 지난 5월 중국이 50억∼60억배럴 규모로 추정되는 유전을 발견한 발해(보하이)만과 지층과 지질학적으로 거의 같은 곳”이라며 “두 곳의 지하층이 서로 연결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한만 분지에서는 지금까지 13개 공을 시추해 1985년 한 곳에서 소량이기는 하나 하루 450배럴의 원유가 시험 생산된 바 있다. 석유공사 탐사사업처 관계자는 “이는 석유 생산이 가능한 퇴적분지가 존재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199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의 원유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한에 공급하겠다고 한 것도 서한만 분지를 두고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안주 분지도 70년대에 하루 70배럴 규모의 석유를 퍼올린 적이 있지만 대규모 개발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동한만 분지는 가스전 매장 징후만 발견된 상태다.

서한만 일대의 석유 매장량에 대해서는 아직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북쪽은 50억∼430억배럴, 또는 250억배럴의 석유가 묻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매장량은 아시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 50억배럴보다 큰 규모다. 서한만과 가까운 발해만에서 발견된 유전의 매장량도 50억∼60억배럴로 추정된다. 그러나 오정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서한만 유전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지질·지층 구조 연구나 인공위성 탐사, 실제 탐사·시추를 해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서한만 유전 공동개발로 가는 길은 아주 험난하다. 먼저 북쪽이 남쪽의 적극적인 태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문제다. 이번 회담에서 유전개발 문제가 깊이 논의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로 알려졌다. 또다른 문제는 중국의 선점이다. 중국은 서한만 앞바다의 서쪽 지역, 압록강 하구 북서쪽에 대한 영해권을 갖고 있는데다 2005년 12월 북쪽과 ‘해양원유 공동개발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2월 출간한 <랴오닝 해양공능 구획>이라는 책에서 압록강 하구 일대를 ‘석유탐사 예류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예류구란 매장자원을 이미 확인했으나, 본격 탐사·개발을 미룬 곳을 말한다. 남북 공동의 유전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중국과 외교 마찰이 생길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규원 김영희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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