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인민병원에 임시로 세워진 천막에서 남북의 의료진들이 지역 주민들의 기생충 검사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작업에 참가한 채종일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회충 등 기생충 감염은 흡수된 영양분을 빼앗아가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라며 “주민들의 영양상태 개선에 도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 온정인민병원 남쪽 지원에 다시 문 활짝
장비·시설 현대화에 기쁨
고성군인민병원 지원도 추진 “남쪽이 내시경, 초음파 등 의료장비와 시설을 지원하고 남북의 의료진이 함께 지역 주민을 진료했습니다. 앞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북남의 교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박순영 온정인민병원장은 지난 14일 금강산 온정리에 있는 병원 재개원식에서 의료 장비와 시설의 현대화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 병원은 지난 1983년 세워졌으나, 시설이 낡고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크게 부족해 8천명 가까이 되는 이곳 주민들의 진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심지어 외벽이 일부 갈라지기도 하고 난방시설도 열악했다. 이 병원에서 5년 동안 일한 박 원장은 “아픈 사람이면 무상으로 진료를 받고, 호담당의사(주치의)의 관리나 방문간호 등이 갖춰진 의료체계지만 의약품과 장비 부족으로 이런 의료체제가 제대로는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온정인민병원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냉난방시설을 비롯해 각종 의약품, 구급차, 초음파기기 등 10억원 가량의 물자와 자금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기업은행도 가세해 방사선장치, 수술시설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아울러 남한 의료진의 자원봉사활동도 올해 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의사 54명이 산부인과, 내과, 안과, 외과 등 8개과 환자 1천명 가량을 북한 의료진과 함께 진료했다. 지난 6월에는 남쪽의 안과 의사들이 관련 의료장비까지 들고 방문해 백내장 등 안과질환자 50여명을 수술하기도 했다. 이번 재개원식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남과 북의 의사들은 산부인과, 내과 환자 등을 함께 진료하면서, 내시경이나 방사선장치 사용 및 기생충 검사에 대한 관련 지식과 기술을 나눴다. 오세창 산부인과 전문의는 “환자나 북쪽 의료진과 의사소통에 일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협력진료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순형(전 서울대의대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장은 “기생충 검사와 관련 의약품 처방에 북쪽 의료진의 관심이 대단하다”며 “첫발을 내디딘 만큼 앞으로도 교류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광을 재단 사무총장은 “재단의 보건의료지원사업은 북녘에 전해지는 남쪽의 따뜻한 동포애”라며 “북쪽과 합의를 통해 내년부터는 북한 고성군인민병원 현대화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강산/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고성군인민병원 지원도 추진 “남쪽이 내시경, 초음파 등 의료장비와 시설을 지원하고 남북의 의료진이 함께 지역 주민을 진료했습니다. 앞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북남의 교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박순영 온정인민병원장은 지난 14일 금강산 온정리에 있는 병원 재개원식에서 의료 장비와 시설의 현대화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 병원은 지난 1983년 세워졌으나, 시설이 낡고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크게 부족해 8천명 가까이 되는 이곳 주민들의 진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심지어 외벽이 일부 갈라지기도 하고 난방시설도 열악했다. 이 병원에서 5년 동안 일한 박 원장은 “아픈 사람이면 무상으로 진료를 받고, 호담당의사(주치의)의 관리나 방문간호 등이 갖춰진 의료체계지만 의약품과 장비 부족으로 이런 의료체제가 제대로는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온정인민병원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냉난방시설을 비롯해 각종 의약품, 구급차, 초음파기기 등 10억원 가량의 물자와 자금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기업은행도 가세해 방사선장치, 수술시설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아울러 남한 의료진의 자원봉사활동도 올해 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의사 54명이 산부인과, 내과, 안과, 외과 등 8개과 환자 1천명 가량을 북한 의료진과 함께 진료했다. 지난 6월에는 남쪽의 안과 의사들이 관련 의료장비까지 들고 방문해 백내장 등 안과질환자 50여명을 수술하기도 했다. 이번 재개원식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남과 북의 의사들은 산부인과, 내과 환자 등을 함께 진료하면서, 내시경이나 방사선장치 사용 및 기생충 검사에 대한 관련 지식과 기술을 나눴다. 오세창 산부인과 전문의는 “환자나 북쪽 의료진과 의사소통에 일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협력진료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순형(전 서울대의대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장은 “기생충 검사와 관련 의약품 처방에 북쪽 의료진의 관심이 대단하다”며 “첫발을 내디딘 만큼 앞으로도 교류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광을 재단 사무총장은 “재단의 보건의료지원사업은 북녘에 전해지는 남쪽의 따뜻한 동포애”라며 “북쪽과 합의를 통해 내년부터는 북한 고성군인민병원 현대화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강산/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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