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미 수석대표 협의
북핵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다음달 3~5일께 북한을 방문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북한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중점 협의할 예정이다.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북쪽의 영변 핵시설 폐쇄 실행 조처를 이끌어낸 지난 6월21~22일 방문에 이어 두번째다. ‘불능화 이후 6자 회담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힐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협의 과제는 북쪽의 ‘성실한 신고’ 문제”라며 “그 가운데서도 농축우라늄프로그램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고 문제는 한번에 풀릴 만큼 간단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방북 협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가 연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을 내세워 북쪽의 ‘완전하고도 성실한 핵 신고’를 이끌어내는 담판을 지으려 하겠지만, 결과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27일 “북한 핵시설과 물질, 그리고 제반 핵 관련 활동을 북한이 성실하게 신고하는 것이 앞으로 대북 제재 해제라든지, 관계 정상화 조처를 포함한 9·19 공동성명 전체 틀을 이행하는 과정을 촉진시키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힐 차관보는 또 방북 기간에 영변을 방문해 핵시설 불능화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미국의 불능화 실무팀을 면담할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미국 국무부 관리의 말을 따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이에 앞서 29일 한국을 방문해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할 것이라고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이 28일 밝혔다. 조 대변인은 “12월 초순 또는 중순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는 6자 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앞둔 사전 협의”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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