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방송> 정명순(60·사진) 국장
‘조선중앙방송’ 정명순 국장 금강선 회의서 화해 강조
“반통일의 역풍이 사납게 휘몰아쳐도 정의와 진리의 대변자인 언론인들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 북과 남의 언론인은 민족의 화해와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해 단합하는 시대의 나팔수가 돼야 합니다.”
지난 8일 금강산호텔 1층 공연장에 북한 <조선중앙방송> 정명순(60·사진) 국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는 7일부터 2박3일간 금강산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실천을 위한 제3회 남북(북남) 언론인 대표자회의’에 6·15 북측 언론분과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 국장은 특히 남북 언론인 교류와 관련해 북쪽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유연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과 남 언론인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연대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민족을 사랑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서로 손잡고 함께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북쪽 대표단 20명 중 유일한 여성 참가자였던 그는 이번 행사기간 내내 조리 있는 말솜씨와 은은한 미소로 눈길을 끌었다. 공식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하면서도 남쪽 언론인들의 사진촬영에는 기꺼이 응했다. 그는 “우리 속담에 ‘죽마고우도 말 한마디에 갈라진다’고 했다. 언론이 동족을 비방하고 헐뜯으면 서로 불신이 쌓이고, 반목과 대립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화해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서 여성계를 대표하는 인사로도 유명하다. 91년 ‘남북 여성토론회’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참사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했고, 지난해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때 북쪽 여성대표로 만찬자리에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그는 “30년 넘게 신문기자와 방송기자 생활을 했다”며 “6·15를 민족 공동의 명절로 삼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금강산/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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