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전산망 정보유출 과정
상근예비역이 자료 빼내 도박사이트에 넘겨
국방부 전산망에서 예비군 명단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돼 온라인 도박사이트에 넘겨졌다.
육군 50사단 헌병대는 18일 국방 동원 정보체계 시스템에 접근해 대구·경북 지역 예비군 가운데 5만여명의 명단과 개인 정보를 빼내 온라인 ‘바다이야기’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자신의 사촌형에게 건넨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대구 지역 한 예비군동대 상근 예비역 김아무개(21)상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도박사이트 홍보 등에 사용하기 위해 김상병한테서 명단과 개인 정보를 넘겨받은 사촌형 김아무개(24)씨를 같은 혐의로 경찰에 넘겼다.
군 당국의 조사 결과, 김상병은 지난해 4월 초 사촌형 김씨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상관인 중대장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전산망에 접속해 예비군들의 개인 정보를 빼냈다. 김상병이 사촌형에게 넘긴 파일에는 예비군 5만여명의 소속 읍·면·동대와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군번, 휴대전화 번호, 집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사촌형 김씨는 이렇게 빼낸 자료 가운데 일부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행성 게임 사이트의 광고용 블로그를 제작해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상병이 접근한 국방동원 정보체계 시스템은 병무청의 전산망과 달리 일반 국민이 접근할 수 없고 군부대나 국방부, 예비군 중대 등에서 허가된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어 보안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산 보안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대구경찰청광역수사대는 이날 사촌형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예비군 명단을 넘겨받은 김씨의 동업자인 또다른 김아무개(36)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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