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들 한자리에 /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해병대 장군들이 8일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합동업무보고 및 토론회’를 열었다. 권태오 51사단장(오른쪽 선 이)이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상희 국방장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계룡대/연합뉴스
계룡대서 첫 육·해·공 합동 업무보고
이 국방 “군이 변화·개혁 주체 돼야”
이 국방 “군이 변화·개혁 주체 돼야”
8일 오전 10시 육해공군 본부인 계룡대 대회의실. 1948년 창군 이후 처음으로 국방부, 합참과 육·해·공군, 해병대 장군 32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 492개의 별이 떴다.
이날 열린 첫 합동업무보고 자리에는 업무 특성상 자리를 비우기 힘든 경우를 빼고 전체 장군 430여명 가운데 74%가 모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마다 연초에 장관이 각군, 작전사급 이상 부대 등 10여곳을 돌며 업무보고를 받아왔다”며 “올해는 부대관리 방안, 군개혁 방안 등을 알리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군의 실천계획 등에 대한 전군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합동업무보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상희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군기잡기’에 나섰다. 이 장관은 ‘조직의 장은 변화와 개혁의 선봉장이 되어야 하며 그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조직을 떠나는 것이 순리’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군이 바로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변화를 위해 세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비판에 위축되지 않고 어려움을 돌파하는 용기, 자신이 시작한 일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용기가 바로 그것“이라며 지난 연말부터 주창해온 군의 ‘재조형’을 강조했다. 그는 “일부의 비판과 불평이 있더라도 확고한 신념으로 돌파하는 진정한 용기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의 리더십이 육군과 야전 중심 사고에 치우쳐 있고 독선적이란 군 일각의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는 각군이 국방정책 구현을 위한 주요 추진과제에 대해 업무보고를 하고, 군이 주요 관심을 갖고 추진할 주제에 대해 토의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합참은 완벽한 군사대비태세 유지, 엄정한 작전기강 확립 등 6개 과제를, 각 군은 정신전력 강화 방안,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젊은 세대 장병 특성을 고려한 리더십 발휘 및 의사소통 방안, 야전 지휘관의 인사권 강화 방안, 하급제대 완전성 및 여건 보장 등 18개 공통과제를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업무보고 뒤 시간제한과 소속 군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였다” 고 말했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를 두고, 이 장관이 조만간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개각을 의식해 마련한 이벤트성 행사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나온다. 지난달 초 이 장관 주재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통해 이미 주요 현안 보고와 실천과제 점검이 이뤄진 마당에, 한달만에 이례적인 대규모 행사를 굳이 실시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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