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밝혀…정부 “6자회담 부정적 행동 중단” 촉구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1일 “영변 원자력 발전소에서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이 끝났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최근 우리 해당 부분에서는 5MW 시험 원자력 발전소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최단 기간 내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2002년 12월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 제공을 기본으로 한 조미 기본합의문을 뒤집어 엎고 핵무기로 위협하기 때문에, 합의문에 따라 동결시켰던 5MW 시험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재개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어 “북한의 이런 행동은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상황 악화 조처”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현재 6자 회담 관련국들의 회담 재개 노력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런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전략은 한쪽으론 협상의 여지를 두면서 다른 한쪽으론 핵무기고를 늘리는 것”이라며 “폐연료봉을 꺼냈다고 하더라도 재처리에 들어가 작업을 마치기까진 과정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사라졌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원자로 가동중단을 발표하면서, 폐연료봉을 인출해 재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외무성 대변인은 “방위적 목적에서 핵무기고를 늘이는 데 필요한 조처들을 취해나가고 있다”고만 말했다.
핵공학 전문가인 강정민 박사는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폐연료봉은 고온이기 때문에 재처리하기 위해선 수조에 담아, 적어도 두어달 가량 냉각시켜야 하는데, 빠르면 한달여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폐연료봉을 순차적으로 꺼냈기 때문에 맨처음 꺼낸 것은 다음달 초면 재처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폐연료봉 8000개를 모두 재처리할 경우 공정 손실률을 감안하면 핵무기 1~2개를 만들 수 있는 7~8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이 하루에 폐연료봉을 0.8t씩 재처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60여일이면 재처리를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강문 정인환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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