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튼 남북관계]
17일 오후 2시23분. 경기 파주의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현정은 회장의 모습이 생중계로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나자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그룹 본사에 있던 임직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 회장이 기대 이상의 ‘큰 선물’을 가져와 대북사업이 재개되고,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그룹 사정도 나아지리라는 기대에 한껏 부푼 모습이었다.
지난 7박8일 동안 현 회장의 귀환 날짜가 다섯차례나 연기되면서, 내내 귀환 소식을 기다리며 애태웠던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이제 한시름을 덜게 됐다. 현대그룹은 주력 사업인 해운업이 세계 경기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대북사업의 장기 중단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다. 그룹 관계자는 “대북사업 중단으로 혼란을 겪었는데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무엇보다도 숨통이 트이게 된 곳은 현대아산이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지난 7월 말까지 매출 손실이 1690억원에 이르고, 직원 수가 1084명에서 401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재개 시기는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시점을 예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활성화를 기반으로 인프라·물류·금융 등 3대 핵심 사업을 성장축으로 삼아 오는 2012년까지 매출 34조원, 재계 순위 13위로 뛰어오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