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공식대화 탐색
‘미니 6자회담’ 성격도
‘미니 6자회담’ 성격도
미국을 방문중인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제20차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에 참가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각) 뉴욕을 떠나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리 국장 일행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뉴욕 제이에프케이(JFK) 공항발 제트블루 183편으로 샌디에이고 공항에 도착했다. 리 국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의) 끝난 다음에 봅시다”는 짤막한 답변만 던진 뒤 공항을 떠났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김명길 공사가 리 국장 등 북한 대표단과 동행했다.
회의가 열리는 장소이자, 북한 대표단 숙소인 에스탄시아 호텔은 샌디에이고 휴양지인 라호야 지역의 바닷가를 끼고 있는 최고급 관광호텔로 낮은 건물들이 여러 개로 나눠져 있다. 이날 낮 호텔 주변은 출입구마다 경비인력을 배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등 보안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리 국장 일행을 포함한 50여명의 6개국 대표단은 이날 저녁 6시부터 2시간30분가량 캘리포니아 대학 인터내셔널 하우스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6개국 대표와 수전 셔크 국제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 소장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미국 쪽에선 데릭 미첼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앉았다”고 말했다. 6자 회담 미국 쪽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는 26일 회의부터 참석한다. 동북아 협력대화는 캘리포니아 대학 국제분쟁 및 협력연구소가 1993년 만든 회의체로 6자회담 참가국 정부 관계자와 학자들이 참석해 매년 회의를 여는 다자간 포럼이다.
특히 26일 회의가 끝난 뒤 당사국 외교 관리들이 별도로 갖는 오찬 모임이 주목되고 있다. 6자회담 참가국 외교 관리들이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미니 6자회담’ 성격도 지닌다. 한국은 허철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이 대표로 참가하고, 중국은 양허우란 한반도 담당대사, 러시아는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외교부 본부대사, 일본은 이시이 마사후미 외무성 총합정책국 대사 등이 대표로 참가했다.
북한 대표단은 회의 다음날인 28일 뉴욕으로 돌아가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북한 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11월2일 미국을 떠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와 뉴욕 행사 사이, 그리고 뉴욕 행사 뒤 귀국 때까지의 북한대표단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기간에 추가적인 북-미간 접촉이 어떤 식으로든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샌디에이고/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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