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소식통 “24일 리근-성김 접촉때 얘기”
미국, ‘강부상 만남’ 방북 전제조건 내걸어와
미국, ‘강부상 만남’ 방북 전제조건 내걸어와
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때 미국 쪽이 요구하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만남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각)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 24일 성 김 6자회담 미국 쪽 수석대표 겸 북핵특사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의 북-미 접촉에서 북한은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하면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강석주 제1부상을 순차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보즈워스 특별대표에 대한 북한의 초청에 대해 강석주 제1부상과의 면담을 전제조건 중 하나로 내걸었다. 강 제1부상은 북한의 외교 결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약속’ 등에 대해선 여전히 뚜렷한 답변을 피한 채 ‘북-미 회담 결과 이후’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국도 북한에 대해 뚜렷한 북-미 회담을 약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이 29일 브리핑에서, 뉴욕과 샌디에이고에서 이뤄진 성 김 북핵특사와 리근 국장과의 만남 결과에 대해 “(북-미) 접촉을 규정지을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이것이 아무런 진전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라며 애매모호하게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켈리 대변인은 ‘다음달 하순 보즈워스 대표가 방북하는 쪽으로 북-미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대해 “미국은 보즈워스 대표 초청 수락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를 떠나 뉴욕에 도착한 리근 국장은 이날 저녁 8시께 숙소인 킴벌리 호텔에 도착했다. 리 국장은 ‘강석주 제1부상이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만나기로 했느냐’는 물음에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리 국장은 지난 24일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성 김 특사와 만난 직후에는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말은 아꼈지만,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날은 표정이 어두운데다 기자들을 밀치면서 호텔 안으로 들어갔고, 또 수행원들에게 기자들을 자신한테서 떨어뜨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리 국장은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로 열리는 북한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11월2일 미국을 떠난다. 따라서 그사이 추가적인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뉴욕/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뉴욕/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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