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리근(오른쪽)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30일 미국 뉴욕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방미 일정 마무리…북-미 탐색 ‘절반의 진전’
리근 북한 미국 국장의 미국 방문이 ‘절반의 진전’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리근 국장은 30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에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샌디에이고와 이곳에서 세미나를 했고, 미국 정부 요청으로 성 김 대사와 만났다”며 “(미국 쪽 인사들과)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성 김 특사는 애초 샌디에이고에 이어 뉴욕 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이는 지난 24일 리근 국장과의 만남에서 미국이 만족스런 답변을 얻지 못해 현시점에서의 추가접촉이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해온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북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회담’은 사실상 받아들였지만, ‘6자 회담 복귀 약속’에 대해선 “북-미 양자 대화 성과를 본 뒤”로 미루고 있다. 미국으로선 보즈워스 방북 이후에도 ‘6자 회담 복귀’ 언급이 없다면, 보수파의 반격으로 북한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고, 북한은 자신들이 쓸 수 있는 ‘중요한 카드’에 경제지원 등 좀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생각이 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또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방북할 경우,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에 “6자 회담 틀 안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해도 북한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국 쪽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6자 회담 탈퇴를 주장한 종전 태도에 비해선 확실히 진전된 것이다. 30일 뉴욕 토론회가 끝난 뒤,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도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표단의 대화 태도와 톤, 분위기는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미국 내 북-미 협상 관계자 여러 명의 발언을 인용해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방북에는 의욕적이지만,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은 요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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