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브리핑서 ‘보즈워스 방북 배경’ 밝혀
미국이 북-미 대화를 결정하게 된 것은 북한이 ‘6자 회담’ 복귀에 대한 암시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20일(현지시각) “우리가 (북-미간) 만남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6자 회담으로 돌아오겠다’는 북한의 암시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그런 암시를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6자 회담 복귀’ 요구에 대해 “북-미 대화 성과를 본 뒤, 6자 회담 또는 다른 형태의 다자회담으로 돌아오겠다”며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미국이 북-미 대화를 위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결정하면서부터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약속’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많았다. 미국이 보즈워스 대표를 아무런 ‘약속’도 없이 북한에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정에 따른 것이다. 그간 국무부는 이런 보도나 분석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6자 회담 복귀’를 분명하게 밝힌 건 아니지만, 미국은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한다는 인식을 갖고 보즈워스 대표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리근 미국 국장이 지난달 뉴욕과 샌디에이고를 방문했을 당시, 미국 쪽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와의 만남에서 직·간접적으로 6자 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내비쳤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 정부 안에서는 북-미 회담이 두 차례 정도 진행된 뒤, 최종적으로는 북한이 ‘6자 회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며 “일각에서는 북한이 그 대가로 평화협정, 대규모 경제지원 등 엄청난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추측도 많지만, 현재 북한은 우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에는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국무부 당국자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일정은) 한나절 반”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은 과거에도 많은 것을 말하고도 실제로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6자 회담 복귀와 관련해서도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문제는 북한이 ‘매우 변덕스럽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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