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부시·오바마까지 다섯번째…“핵 포기” 으르고 달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전에도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적이 있다.
정상간의 친서는 얽힌 외교적 실타래를 전격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외교수단으로 쓰일 때가 많다. 오바마 대통령의 편지는 김 위원장으로선 다섯번째 받아보는 미 대통령의 편지다. 모두 북한의 핵 포기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1994년, 1999년, 2000년 등 세 번이나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첫 편지는 제네바협의 체결 전날인 94년 10월20일 미국을 믿지 않던 북한에게 경수로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성과 그 이행을 위한 조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
두번째는 99년 5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만 원조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할 때였다. 친서는 첫 대북 특사였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전달됐다. 김 위원장은 이듬해 10월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내는 답신 형태의 친서로 화답했고, 곧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 이때 세번째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다. 당시 북-미 양국은 국교정상화 논의까지 나아갈 정도였다. ‘대통령 친서’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부시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2007년 12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 때 박의춘 외상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핵프로그램 전면 신고 약속을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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