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
한반도 전문가 스나이더 “북-미관계 큰변화 없을것”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의 권력체제와 관련해 원활한 권력승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콧 스나이더(사진)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21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하는 계간지 <워싱턴 쿼털리>에 기고한 ‘김정일 후계자의 딜레마’라는 글에서 이렇게 내다봤다. 스나이더 소장은 북한의 권력승계와 관련해 관리된 권력승계, 경쟁적 권력승계, 권력승계 실패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북한이 앞으로 권력승계 과정에서 원활한 승계, 내전, 붕괴 중에서 한쪽 길을 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관리된 권력승계’는 김정일의 아들 중 한 명이나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이 성공적으로 승계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새 지도부는 정치적 통제를 공고화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획득하기 위해 핵무기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스나이더 소장은 예상했다. 따라서 북-미 관계 등이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쟁적 권력승계’란 북한내 여러 파벌이 권력투쟁에 나서 내전 상황까지 가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는데, 이때는 각 파벌이 중국, 한국, 미국 등 외부의 지지를 업으려 하기 때문에 급진적 변화를 통한 개혁·개방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민족주의적 지도자가 출현하면, 그 반대가 된다.
스나이더 소장은 권력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실패하면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때는 한국이 북한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나이더 소장은 3가지 시나리오 중 현재로선 ‘관리된 권력승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새 지도자가 누가 되든지 핵무기, 경제개혁, 시장경제화 등 3가지 주요 과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북-미 관계에 곧바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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