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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동북아의 허브로” 국경도시 곳곳서 물류단지 개발 열풍

등록 2009-12-23 22:43수정 2009-12-24 07:58

중국, 북한, 러시아 3개국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국경도시 훈춘의 세관에 3개국어로 인사말이 쓰여 있다. 중국 정부는 두만강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훈춘을 북한 나진항과 묶어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중국, 북한, 러시아 3개국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국경도시 훈춘의 세관에 3개국어로 인사말이 쓰여 있다. 중국 정부는 두만강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훈춘을 북한 나진항과 묶어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활기띠는 북-중 경협]
훈춘, 고층건물 공사 한창…단둥엔 외국자본 몰려
북한 자원 빨아들이려 ‘거미줄 물류망’ 건설 추진
한겨울 만주 벌판의 살을 에는 추위도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1400㎞의 북중 국경지대를 따라 불고 있는 개발 열풍을 식히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야심찬 동북노후공업지역진흥계획(동북진흥계획)이 북중 국경지역에 천지개벽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달초 찾아간 두만강변, 중국-북한-러시아 3국이 만나는 중국 지린성의 국경도시 훈춘은 곳곳에 고층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창-지-투(창춘-지린-연변 등 두만강유역)’ 선도구 개발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이 지역엔 2800억위안이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2016년까지 100억위안이 투자되는 훈춘은 북한의 나진항과 연결해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개발된다. 한국 의류업체 트라이가 1996년부터 훈춘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린트라이방직의 김종승 사장은 “중국은 북한의 나진항 1호부두를 연간 100만t 하역규모로 개발하기로 했는데, 나진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중국 동북의 물류가 나진을 통해 일본, 한국, 태평양으로 뻗어나가게 된다”며 “지린성이 여러차례 두만강개발 설명회를 여는 등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고 말했다.

압록강변의 변화도 상전벽해다. 압록강을 경계로 쇠락한 북한 신의주를 마주하고 있는 단둥 신구 개발현장에는 고급 아파트 단지와 물류단지, 공단이 들어서며,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한국 등 자본들도 몰려들고 있다. 랴오닝 연해경제벨트 개발의 일환이다. 북-중은 단둥 신구와 신의주의 류초도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도 추진중이다.

중국 정부는 연해지역 위주 경제개발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북한의 개혁개방과 러시아의 극동개발 등 지정학적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랴오닝·지린·헤이룽장 등 동북 3성의 대대적인 경제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런 중국 동북의 숨가쁜 변화는 블랙홀처럼 북한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 동북진흥계획과 북한 경제
중국 동북진흥계획과 북한 경제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은 중국이 북한을 영향권으로 흡수하면서 동북 개발을 추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월30일 비준했던 창-지-투 개발계획을 원 총리 방북 뒤인 10월17일에야 공식 발표했다. 원 총리가 북한쪽과 동북 개발의 큰 그림을 조율한 뒤 계획을 최종 발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0월말에는 지린성 정부 대표단이 함경북도와 나진, 선봉을 방문해 나진항을 수출가공 단지를 포함한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과 옌지의 소식통들은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의 동북개발을 기회로 보고 중국의 요구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신압록강대교 건설 논의에 정통한 단둥의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며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경제발전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요구를 다 들어줄테니 다리를 빨리 건설하자는 태도”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은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된 뒤 북한쪽 다리 끝 지점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도 건설해주기로 했으며, 500억위안을 들여 중국화뎬그룹이 단둥 둥강항 아래에 건설할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도 북한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중국은 미래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오랫 동안 북한과 사업을 해온 한국인 사업가는 “원자바오 총리는 방북 당시 중국인들의 북한 내 투자 확대와 자금회수 등 투자안전 보장 조처를 얻어냈고, 이후 중국인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대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신압록강대교가 완성되면 북한의 자원이 중국으로 대규모로 빠져나오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창춘-훈춘간 고속도로나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관통하는 1389㎞의 동변도(둥볜다오) 철도 등 동북지역 교통망이 착착 현대화되고 있고, 이는 훈춘-나진간 93㎞ 도로 등 북한 도로와 거미줄처럼 연결될 전망이다. 북한의 경제개혁 통로와 물류망이 중국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다.

훈춘·단둥·옌지/글·사진 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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