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실종자에게 전화가 왔다고?”
천안함 실종 군인들의 휴대전화 위치 조회와 발신자 흔적 등을 둘러싼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 군인들의 생존을 비원하는 가족들의 애절한 바람이 담긴 탓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8일 오후 3시께,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 동원예비군 안보교육장은 발칵 뒤집혔다. 실종자 가족 200여명은 일제히 서승원 하사 가족 옆으로 모여들었다. 서 하사의 이모는 “‘성남함’을 타고 백령도 사고현장으로 떠난 언니한테 방금 전화가 왔다”며 “함께 타고 있던 심영빈 하사 아버지 심대희씨의 휴대전화에 심 하사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실종자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전해지자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비명을 지르며 “내 아이가 살아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일부 가족들은 기도를 올리고, 다른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군은 “휴대전화를 확인했지만 전화가 왔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휴대전화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다. 가족들은 각자 아들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면서 ‘살아있으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일부 유족들은 “실종자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면 발신 신호가 울린다”며 생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종자들이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에서는 이동전화 발·수신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케이(SK)텔레콤 관계자는 “물속에서는 기지국과 휴대전화 사이에 전파를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휴대전화 통화는 불가능하다”며 “종료 버튼을 눌러 휴대전화를 끄지 않고 물에 빠뜨리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전원이 나갈 때는 기지국에서 이를 인식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발신음이 울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소방본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조진형 하사를 비롯해 실종자 14명의 휴대전화에 대한 위치추적을 실시했다. 소방본부는 “위치조회를 한 결과, 대청도 북쪽 300m 해상으로 나왔다”며 “이것이 현재 위치인지, 마지막 통화 위치인지, 아니면 통신사 기지국 위치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위치확인이 된다면 아마도 지상에서의 마지막 통화 위치거나 인근 기지국일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김경욱 기자, 김재섭 김영환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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