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용 천안함 침몰 사건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 쪽 공동단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1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민·군 합동조사단 군쪽 공동단장인 박정이 합동참모본부 전력발전본부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천안함 함미 인양 이후] 사고원인 ‘버블제트’ 잠정결론
외부폭발에 의한 물 충격파(버블제트)가 천안함을 두 동강 냈을 것으로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16일 잠정 결론을 내렸다. 외부폭발 가능성에 대해선 군 당국이 사건 초기부터 주시해온 터지만, 특히 외부 폭발체의 선체 직접 타격이 아닌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방식에 무게를 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직격·직주어뢰, 버블제트 현상 안나타나 배제
일부 ‘북 어뢰공격설’ 당시 활동 포착안돼 의문
기뢰 폭발땐 해저면 뻘 끌어올린 흔적 남아야
외부 폭발에 의한 물충격파(버블제트)가 천안함을 두 동강 냈을 것으로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16일 잠정 결론을 내렸다. 외부 폭발 가능성에 대해선 군 당국이 사건 초기부터 주시해온 터지만, 특히 외부 폭발체의 선체 직접 타격이 아닌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방식에 무게를 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버블제트는 어뢰나 기뢰가 함정 아래쪽 수중에서 폭발할 때 발생하는 강한 충격파와 고압의 가스 거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함정 밑바닥 쪽에서 폭발체가 터질 때 생겨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며 함정을 들어올렸다가 떨어뜨린다. 이 충격으로 함체는 두 동강 난다.
천안함의 경우엔 함체 왼쪽 아래 수중에서 어뢰나 기뢰가 터진 것으로 합조단은 보고 있다. 윤덕용 합조단 민간 쪽 공동단장은 이날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왼쪽 흘수선 아래 수중에서 터진 것 같다”며 “폭발력이 왼쪽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나와 오른쪽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수중 폭발 때 생긴 거센 물충격파가 함체 바닥 철판을 안쪽으로 밀어넣으며 위쪽으로 치솟은 뒤 오른쪽으로 분출했으리라는 것이다. 천안함 배꼬리(함미) 갑판 쪽 절단면의 오른쪽이 왼쪽보다 더 많이 바깥쪽으로 휘어 보이는 것도 이런 힘의 작용 방향 때문이다. 윤 단장은 “(이 때문에) 우측에서 보면 마치 우측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형태의 외부 폭발은 어뢰나 기뢰 모두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어뢰 가운데 함정 선체에 직접 부딪힌 뒤 폭발하는 직격 또는 직주어뢰는 버블제트를 일으키지 못해 배제될 수밖에 없다. 직격어뢰의 경우 함체의 충격 부위에 깨진 구멍자리가 생겨야 하지만, 천안함 함미에선 이런 파공이 발견되지 않았다. 윤 단장은 “어뢰가 선체를 뚫고 들어간 것은 아니고, 버블제트로 보인다”면서도 “기뢰인지 어뢰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뢰냐 어뢰냐를 놓고 보면, 직주어뢰가 아닌 버블제트형 어뢰일 가능성이 기뢰일 경우보다는 높은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기뢰보다는 어뢰가 표적을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무기적 특성 때문이다. 또 기뢰의 경우 대부분 함정 바닥면 아래쪽에서 터지지만, 천안함의 경우 밑바닥 쪽보다는 흘수선 아래 왼쪽 하단부에서 터졌다는 점도 어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천안함은 사고 당시 백령도 남쪽 해안을 따라 서북쪽으로 진행중에 바깥쪽(왼쪽)에서 폭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정황에서 북한 잠수함(정)에 의한 어뢰 공격 가능성을 끌어내는 주장도 나온다. 백령도 먼바다 쪽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천안함의 가운데 하단부를 겨냥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티엔티(TNT) 150~300㎏ 규모의 직주어뢰와 100~300㎏ 규모의 음향감응어뢰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북한이 함정을 향해 다가오다가 일정 거리에서 터지는 버블제트 방식의 어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고 당시 북한 잠수함(정)의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런 추론의 최대 약점이다.
이 때문에 기뢰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뢰는 강한 폭발력으로 100여m까지 치솟는 거대한 물기둥을 만들어내며, 이 과정에서 해저면의 뻘 등을 함께 끌어올려 함체 내부에 흔적을 남긴다. 또 폭발력이 큰 만큼 배 밑바닥 쪽에 파손 흔적도 크다. 천안함 함미에선 이런 흔적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군이나 주한미군 등의 유실 기뢰가 일부 제한된 수준의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엔 해저 바닥에 부설해둔 원통에서 함정의 음향에 감응해 발사되는 사출형 기뢰 등 ‘똑똑한’ 기뢰도 개발되고 있지만, 북한의 보유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일부 ‘북 어뢰공격설’ 당시 활동 포착안돼 의문
기뢰 폭발땐 해저면 뻘 끌어올린 흔적 남아야
천안함 폭발 상황도
천안함 침몰 상황
버블제트 현상
이 때문에 기뢰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뢰는 강한 폭발력으로 100여m까지 치솟는 거대한 물기둥을 만들어내며, 이 과정에서 해저면의 뻘 등을 함께 끌어올려 함체 내부에 흔적을 남긴다. 또 폭발력이 큰 만큼 배 밑바닥 쪽에 파손 흔적도 크다. 천안함 함미에선 이런 흔적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군이나 주한미군 등의 유실 기뢰가 일부 제한된 수준의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엔 해저 바닥에 부설해둔 원통에서 함정의 음향에 감응해 발사되는 사출형 기뢰 등 ‘똑똑한’ 기뢰도 개발되고 있지만, 북한의 보유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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