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력 36노트선 직진 안돼
평가때 문제 못짚어 ‘부실’
평가때 문제 못짚어 ‘부실’
해군 유도탄고속함인 한상국함이 고속 항행 때 직진을 못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베어링 윤활유의 온도가 화재가 나기 직전까지 높아지는 등 결함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종표 민주당 의원이 7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차기고속정(한상국함) 관련 문제점’ 자료를 보면, 고속 항행 때 이 함정 프로펠러의 회전을 운동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장치인 추력 베어링 윤활유가 83℃까지 온도가 올라가 화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유 기준 온도는 75℃이며 85℃가 되면 불이 붙는다.
위성을 이용한 통신수단인 모스코스도 한상국함이 시속 25노트 이상으로 움직이다 방향을 바꾸면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또 한상국함은 엔진과 감속기어 사이의 완충장치로 두께 1㎝로 겹쳐놓은 판스프링이 3번이나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방위사업청은 한상국함 엔진(워터제트 추진기)이 최종 해상운용시험에서 속력이 36노트이면 직진 항해를 못하고 좌우로 18도와 40도, 41노트이면 30도, 42도까지 갈지자로 운항하는 문제가 드러나 해군 인도를 보류했다. 일반적으로 함정이 정상궤도를 좌우 5도 이상 벗어날 경우 조종이 불가능하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이 유도탄고속함의 엔진은 기술시험평가를 시작으로 민·군 합동 최종평가, 육상운용시험 평가 등 3단계 평가에서 한 번도 문제가 지적되지 않아 부실 평가란 지적이 나온다. 서종표 의원실은 “한상국함은 고속 항해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으므로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낡은 참수리급 고속정을 대체하는 유도탄고속함은 고속정에 견줘 대함전·대공전·전자전 능력을 끌어올린 함정이다. 배수량 450t인 유도탄고속함은 40노트까지 속력을 낼 수 있으며 1대 값이 800억원가량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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